티스토리 뷰
정착민의 사육은 동물로부터 속도를 뺏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쟁기를 끄는 수단이든, 이동을 위한 수단이든, 정착민에게는 통제하기 힘든 속도는 필요없습니다.
반면 유목민들의 사육은 전혀 달라요. 속도를 빼앗는 정착적인 길들임이 아니라, 본래의 그 속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자신의 신체와 동물의 신체가 함께 움직이도록 사육해야 합니다. 말을 사육하면서 말의 속도를 뺏거나 감소싴니다면, 혹은 그런 식으로 온순화시킨다면, 그 말은 '쓸모없는' 동물이 되고 말 겁니다. 반대로 더욱더 빨리 달릴 수 있는 말과, 그 말과 함께 공동의 리듬을 형성하면서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자기를 동시에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유목민의 '사육'은 유목민 자신의 '사육'을 포함합니다. 여기서 유목민은 말과 하나가 됩니다. 이를 동물-되기라고 한 걸 기억하시나요? 그래요. 이들의 동물-사육은 언제나 인간의 동물-되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말 위에 있어도 땅 위에 있는 것만큼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신체를 만들어내는 것 말입니다. (노마디즘2 38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