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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현상이 어떻게 존재하고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대해 가장 심오한 설명을 한다는 귀류논증파, 즉 찬드라키르티를 따르는 중도파에 따라면, 탁자나 의자, 몸 같은 모든 현상들은 분명 본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각적 인식은 어떤 대상이 있음을 본다는 점에서는 타당하지만 그 대상을 본질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 잘못입니다. 이런 면에서, 인식은 옳을 수도 있고 동시에 틀릴 수도 있습니다. 대상이 존재하고 있음을 본다는 점에서는 옳지만[유익하지만] 그 대상이 자신만의 고유한 상태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는 잘못인 것[유감스러운]입니다.
찬드라키르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잘못 인식하는 습관으로 인해 대상이 스스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스스로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색 자체가 공한 것이지, 공에 의해서 공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공하는 것은 무엇이 공하다는 것인가요? 색 자체입니다. 탁자 자체이고 몸 자체입니다. 마찬가지로 모든 현상에는 고정된 실체가 없습니다. 공은 마음이 만들어 낸 어떤 것이 아닙니다. 모든 존재와 현상은 처음부터 공했습니다. 생과 공은 하나이며 별개의 실체로 구분할 수 없습니다. (마음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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