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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들은, 그들은 이 배치에서 저 배치로 옮겨다니는 박쥐가 아니라고 대답합니다. 그들은 유목민의 전쟁기계와도, 국가인의 국가장치와도 구별되는 고유한 배치를 갖고 있으며, 유목민의 매끄러운 공간과 국가장치의 홈 패인 공간 어느 것과도 다른 고유한 자신의 공간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구멍 뚫린 공간, 많은 구멍이 있는 '다공공간'이 그것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국가장치에 속해서 일하다가 유목민에게 옳겨가기도 하고 그 반대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고유성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야금술사를 '이주민'이라고 부릅니다.
앞서 유목이 '이동'이나 '이주'가 아니란 말을 한 적이 있지요? 이주하는 자, 국가장치에서 유목민의 세계로, 혹은 그 반대로 이주하는 이주민, 혹은 광산이나 광맥을 찾아 떠도는 자(순회자), 장인 내지 야금술사는 바로 이런 이주민이요 순회자라는 겁니다. "우리는 장인을 질료의 흐름, 기계적 계통을 따르는 방식으로 규정되어 있는 자로 정의할 것이다. 장인은 순회자, 이동하는 자다. 질료의 흐름을 따르는 것은 순회하는 것, 이동하는 것이다."(천의고원2 195) (노마디즘2 442)
2.
이런 삶의 양상으로 인해 야금술사는 유목민과도, 제국의 인민과도 다른 궤적을 그립니다. 이런 이유로 야금술사는 때론 불가피하게 제국의 국가장치에 들어가기도 하고, 때론 유목민과 접촉하며 그들과 연계되기도 합니다. 그들이 파는 땅 밑의 굴은 매장된 광석을 캐내는 홈을 파는 것이지만 어느 방향으로나 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혹은 제국의 소유권과 관리하는 유목인과 동시에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서 홈 패인 공간도 매끄러운 공간도 아닙니다. 저자들은 굴을 파며 만드는 공간이란 점에서, 야금술사의 공간을 두 가지 공간과 구별하여 '구멍 뚫린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이 공간은 국가장치의 홈 패인 공간과 유목민의 매끄러운 공간 사이에 있으며, 이로 인해 두 공간 사이를 이동하면서 두 공간과 소통합니다. 다른 한편 그것은 때론 유목민과 연대하여 국가장치르 '배신'하고, 때론 국가장치로 들어가며 유목민을 '배신,하는 양상이, 마치 에이젠슈테인의 영화<파업>에서 파업파괴자로 나서는 부랑자들-이들은 다른 때에는 노동자에 가까운 존재인데-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그들이 사는 '다공공간'과 동일한 이름으로 불러 마땅하다고 보는 듯합니다. (노다미즘2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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