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을 따라 이룬다

나를 통채로 잊고 인연을 따라 이룬다.
"내가 쉽게 생각하는 대상, 쉽게 할 수 있는 일만을 선택한다면 기존의 능력 안에서만 살아갈 수 있으며, 어떤 확장이나 성장도 일어날 수 없다."(p111)
인연을 따라, "계속해서 새로운 나를 만나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행복한 일이다."(p113)


하지만 이런 생각에 대해 스피노자는
다른 말을 한다. "인간 정신이 어떤 외부 물체를 현존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한,  곧 그것이 대해 상상하는 한, 인간 신체는 외부 물체의 본성을 함축하는 방식으로 변용된다."
주어진 조건에 집중하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 신체의 능력이 변용된다는 의미이다. 내가 농사에 집중하고 그것을 바라본다면 나의
선체도 농사의 본성을 함축하는 방식으로 변용된다는 것. 이것은 농사를 힘들어하는 나에게 긍정의 힘을 심어준다. 처음부터 농사를 잘할 수있는 신체가 따로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에 집중해서 부딪치다보
면 점점 더 그 일의 리듬에 맞는 신체로 변용될 것이다. 내가 농사에 좀 더 익숙해지면 그런 압박은 크게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이라 조금은 힘들어도, 내 신체를 농사일에 조금씩 붙여가야 한다.(들뢰즈와 산책하다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