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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의 화살이, 나에게 화가 일어났다.
제1의 화살이, 나에게 욕심이 일어났다.
나의 욕심이, 나의 화가 탐진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즉 제2의 화살을 피하도록 제1의 화살을 알아차린다.
1의 화살은 일어난 것이니 어쩔 수 없으되, 또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2의 화살로, 탐진치로 이어지지 않도록 알아차린다.
한편 그전에 다음을 숙고하라.
1.
불교에서는 이처럼 잘못된 생각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무지'라고 부릅니다. 무지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진실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2. [제2의 화살]
우리는 사물의 겉모습에 현혹되어 "이렇게 보이는 것이 진실이 아니면 무엇이 진실이겠는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할수록 무지로 인한 우리의 왜곡된 생각은 커져만 갑니다.
예를 들어, 예쁜 물건을 보거나 멋진 사람들을 만났을 때 처음에는 단지 그것이 있다는 것이 인식할 뿐입니다. 이때의 마음은 중립적입니다. 그러나 그 대상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그것이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와 같이 어떤 대상이 보이는 모습대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그 대상에 집착하게 되면 대상에 대한 '탐욕'이 생겨나거나 반대로 그 대상을 손에 넣는 데 방해가 되는 것에 대한 '성냄'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이무소득고: 욕망하는 대상에 욕망할 게 없다]
3.[제3의 화살/동일시, 집착]
거기에 우리의 자아가 개입되면 대상과 자신과의 관계를 강조하게 되면서 그 대상이 '나의 몸', '나의 물건', '나의 친구', 혹은 '나의 차'가 됩니다.
4.[제4의 화살]
우리는 원하는 대상을 만나면 그 대상의 매력은 부풀리고 그것의 결함이나 단점은 외면합니다. 그 대상으로 인해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그것에 집착하면서 마치 소가 코뚜레에 꿰여 끌려가듯 탐욕에 빠져들게 됩니다. 반대로 원하지 않는 대상을 만나면 그 대상의 추함을 과장하고 사소한 결함을 큰 결함으로 여기면서 그 대상이 가진 좋은 점들을 외면합니다. 그 대상으로 인해 괴로움이 일어나기 때문에 역시 소가 코뚜레에 꿰여 끌려가듯 그것을 싫어하게 됩니다. 그 대상이 좋지도 싫지도 않은 것이면 탐욕이나 성냄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그래도 무지의 상태는 계속됩니다.
5.[제5의 화살]
우리는 '나' 그리고 '나의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인해 아만이나 남을 해치려는 파괴적인 마음을 일으키고, 결국 나 자신과 내가 살고 있는 사회, 심지어 국가에까지 해를 끼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런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마음 길들이기 44)
6.
도대체 무엇이 당신으로 하여금 세상과 지각의 일치(상응)를 그토록 절대적으로 요구하게 만드나요? 사실 우리 눈앞에 아름다운 붉은 머릿결을 가진 소녀가, 붉은 주사위가, 혹은 붉은 식탁이 놓여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가 뭔가를 지각하고있다는 사실이며 그 이상은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개 우리의 감각이 세상 속의 대상들을 확증한다는 데서 출발합니다. 탁자를 보고는 가까이 다가가서 나무를 만져보고 그리고는 믿습니다. 탁자를 느낀 촉감은 탁자의 존재를 검증하며 눈이 받아들인 것을 최종적으로 검증한다고. 확증에 대한 이같은 생각은 내게는 아무 의미 없어 보입니다. 왜냐하면 마지막에 탁자로 확인되는 어떤 실재의 존재 자체는 이미 전제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 말은 검증에 대한 그러한 사고는 이미 존재론적으로 오염되어 있다는 말이지요. 왜냐하면 그런 사고는 어떤 물건이 '저기 바깥에' 실제로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으니까요.
그렇습니다. 애초에 우리가 존재 유무를 검증하고자 하는 그 어떤 것이 이미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어떻게 안다는 말입니까? 제가 즐겨 사용하는 말로 하자면, 확증하려는 사고방식을 느낌들의 상호연관에 대한 생각으로 대체해야 합니다. 우리는 뭔가를 보고 느낍니다. 그리고 우리의 느낌들의 상호연관과 신경관련 프로세스들의 총체[내가 지은 인연의 총체, 마음]가 우리가 탁자, 주사위, 아름다운 머릿결을 가진 여자 친구라고 부르는 세상을 산출하는 것입니다. 느낌들의 상호연관은 제가 볼 때 당신이 세계의 풍성한 뉘앙스라고 말한 것의 전제입니다. 느낌들은 모두 지극히 다양하기 때문에, 느낌이 있어서 보고 듣고 감촉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상호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지각의 풍성함이 생겨나고 우리에 의해 향유되는 세상의 멋진 화려함이 있는 것입니다. (발명품 31)
7.
결국 내 그림의 대부분은 이미지와 관련이 있습니다. 나는 결코 그림을 열심히 보지 않습니다. 내셔널 갤러리에 가서 나를 흥분시키는 훌륭한 그림을 볼 때 그 그림은 나를 흥분시킨다기보다는 내 안의 모든 감각의 밸브를 열어 줌으로써 나로 하여금 보다 격렬하게 삶으로 되돌아가게 만듭니다. (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 310)
8.
<심신명>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니 미워하고 사랑하지만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니라.至道無難 唯嫌揀澤 斷莫憎愛 洞然明白
9.
우리의 접근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우리는 더 이상, 외부 세계의 재현물들을 계산하고 외부에서 오는 정보를 처리하는, 그래서 유기체의 적절한 행위와 적합한 반응들로 귀결되는 체계로서 신경체계를 서술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신경체계는 이제 그 자신의 독특한 작동 방식을 갖춘 '구조적으로 결정된'체계로 보입니다. 이 체계 안의 어떠한 변화도 단지 유발될 뿐이지, 전적으로 외부 세계의 특질들이나 성질들에 의해 결정되거나 확정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이어지는 그 자신의 변형들 만을 계산합니다.(있음에서 함으로 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