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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게

청자의 독서법

T1000.0 2020. 9. 29. 14:06


제 추측에는 <논리철학 논고>가 무엇보다도 형식적으로 그리고 문체적으로 당신에게 인상 깊었던 것 같군요. 왜냐하면 당신도 짧은 문장과 유익한 경구들을 즐겨 사용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면, 당신이 그 책에 열광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고 말하고 싶군요. 왜냐하면 비트겐슈타인은 그 책에서 실재론적 입장을 대변하고 있어서 말이란 세계의 구조를 반영한다는 명제에서 출발하고 있으니까요. 그에게 있어서 지각이란 구성이 아니잖아요.


맞습니다. 아마 저의 짧고 간결한 표현들은 <논리철학논고>를 일찌기 읽는 것 그리고 그 속의 금언적 명제들에 빚진 듯합니다. 그러한 설명의 방법이 저엑 ㅔ인상적이었다는 점에서 당신의 말은 전적으로 옳습니다. 그러나 제 입장에서 그 책에 열광할 어떤 내용적 이유도 없었고 없다는 당신의 주장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떤 텍스트든지 아주 다양다기한 독서방법을 허용하니까요. 세계는 말 속에 반영된다는 가정을 가지고서 이것을 뒤집을 수 있는 공리로 파악하게 되면 '세계는 말을 반영한다!'라는 명제가 생겨납니다. 그래서 비트겐슈타인이 세계에 대해서 말하면서 세계가 우리의 지각에 대해 갖는 결과를 얘기한다면 저는 지각의 결과에 대해서 얘기하고 세계를 우리 말과 행위의 결과로 파악합니다. (발명품 206)

*여기 제목으로 단 청자의 독서법은, '의미는 화자가 아닌 청자가 만든다'에 기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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