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무지]
우리는 보통 확실한 세계, 논란의 여지없이 정확히 지각할 수 있는 세계 안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세계 안에서 사물이란 오로지 우리에게 보이는 그대로 존재할 뿐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확실해 보이는 것들에 대해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이것은 우리 문화권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적 방식이다.
2.
이 책 전체는 확실성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버릇을 떨쳐버리도록 독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 오로지 독자들이 자신의 확신을 버릴 때에만 이 책에서 전달하려는 인식현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독자 자신의 경험 속으로 힘차게 파고들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앞으로 인식현상과 그것에 바탕을 둔 행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알게 되겠듯이, 모든 인지적 경험은 자신의 생물학적 구조를 바탕으로 매우 개인적으로 존재하는 인식자를 전제하기 때문이다. 확실성의 경험이란 타인의 인지적 행위를 보지 못하는 개인적 현상이다. 이것은 일종의 고독이며, 오로지 우리가 타인과 함께 만들어내는 공동의 세계 안에서만 극복할 수 있다.
(앎의 나무 23)
T.
확실성의 유혹은 불교에서 말하는 무지다. 확실성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것은 우리가 그 유혹으로 인해 잘못 알고 있는 무지를 성찰하는 것이다.
'확실성의 경험이란 타인의 인지적 행위를 보지 못하는 개인적 현상'이라는 지적은 예컨대 이 음식은 확실히 맛있다라고 말할 때, 또는 이 음식은 객관적으로 맛있다라고 말할때 이 '확실히'가 개인적 현상이란 점이다. 내 입맛에는 확실히 맛있다라고 말할 때, 타인과 함께한다.
'<앎의 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지를 어려워하는 어지러움 (0) | 2020.11.20 |
---|---|
맹점 2 (0) | 2020.11.20 |
(실재) (0) | 2020.11.20 |
맹점과 성찰 (0) | 2020.10.01 |
**무지타파: 공과 앎의 앎 (0) | 2020.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