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세계 : 중도 연구 노트
일어나는 싸이렌 소리를 막을 수는 없다. 고자라면 모를까. 오르페우스는 리라 소리로 싸이렌 소리를 덮어 한 흐름을 건너고, 오디세우스는 귀마개를 하고 자신을 돛대에 묶어 별일 없이 귀향한다. 나는 오디세우스처럼 할 것이다. 대신 밧줄은 신소재로, 귀마개는 버리고.
섹스에 관해서는 남자는 여자에게 끌리고 여자는 남자에게 끌려야한다.고 한다. '고 한다'를 누가 정하는가? 오직 신만이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오직 신만이 인간을 창조할 수 있을테니. 그런데 앞으로 인간이 인조인간을 창조한다면 그게 가능할까? 인간은 절대로 다르게 창조하지 않을 거라고, 누가 정하는가? 또 신인가? 피곤해진다.
인스타그램은 어디로든, 누구나, 어느 주제든 사방으로 열려있다. 해시테그는 다이어그램이고, 나는 내 눈에 걸리는 나의 욕망들에 좋아요를 사정없이 누른다. 개인적으로 섹시한 게시물이 좋다. 지나치게 육감적이지만 않으면 내 감각이 발열하는 말과 사진들을 내 스토리에 담는다. 아무 조건 없이 다 공짜다. 특히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재미나다. 보고 느끼고 생각하고 즐거워한다. 인스타는 오직 기쁨의 공간이다. 슬픈이야기는 통하지가 않는다. 이런 것이 리좀이구나.
모든 글이 그렇지만 시를 쓸 때 자유는 없다. 어떤 시어를 쓰든 가능하지만 그자리에 딱 들어갈 말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반드시 그때그때 이 자리에 이 시어가 어울리는지, 정합성에 근거해 선택해야한다. 이때 아무렴은 어때하고 자유를 부리면 전체적으로 시는 부자연스러워진다. 그런데 이같은 일은 누구나 경험하지 않나. 진정 자유는 자유는 없다는 성찰이라고 말하고 싶다.
분별은 헛 것이다. 그러니 집착은 바보짓이다. 헛 것에 집착하니 괴로울 수 밖에 없다. 계속 괴로워도 괜찮다면 분별하면 되고, 더는 괴롭기 싫으면 분별은 여기까지, 탁 내려놓는다. 선택은 자유다.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일이다.
저는 달이 늘 하나로 보이니 늘 달은 하나인 줄 알았죠. 근데, 지금은 달이 두 개로 보여서 괴로워요. 제발, 내 눈은 확실하니 달을 고치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요. 그보다, 본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먼저 체크해봅시다.
보이스피싱이 걸려오길 바라기도 한듯이 사람들은 어이없이 넘어간다. 순정을 터무니 없는 돈으로 명성과 바꾸고, 나하고 다른 이를 나보다 다르다고 질투하고, 내가 믿는 것이 옳고, 확실하다는 유혹들로부터 넘어가지 않으려면 이미 결정해 놓아야한다. 내 안에서, 그런 전화가 걸려오면 더 듣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바로 끊는다.
세상은 보이는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대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