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런 식의 이미지 변형이 작업 중에 자주 일어납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제 나는 그 변형이 보다 긍정적으로 일어나기를 늘 바랍니다. 지금은 삽화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전적으로 비논리적인 것으로부터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매우 구체적인 대상을 다루길 원합니다. 나는 초상화 같은 대단히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 그림은 사람의 초상화일 테지만, 분석하려 들면 그 이미지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전혀 알 수 없거나 알아보기가 매우 힘들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것이 분석을 매우 피곤하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정말이지 전적으로 우연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연이라는 것입니까? 왜냐하면 형태가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죠. 최근에 ..

보다 격렬하게 보다 통렬하게 1. 십자가 책형의 발치에 있는 세 개의 형태를 처으믕로 그려 본 이후에 형태를 다루어 보고자 하는 욕구가 일었습니다. 그 형태는 피카소의 1920년대 말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 시기 피카소의 작품에는 그가 제시한 엄청난 영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탐구되지 않은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인간의 이미지와 관계는 있지만 그 이미지를 완벽하게 왜곡한 유기적 형상이 바로 그것입니다. (95) 2. 글쎄요. 1946년에 그린 그림 중 정육점을 연상시키는 작품은 내게 우연히 다가왔습니다. 나는 들판에 내려앉는 새 한 마리를 그리려던 중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이전의 세 가지 형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린 선들이 갑자기 전혀 다른 것을 ..
훌륭한 연기자 1. 그러자 당신은 실제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그림을 그릴 기분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인터뷰할 만한 기분이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작업을 하면서 기분이 점차 나아집니다. 갑자기 나를 사로잡는 특정한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그 이미지를 정말로 그리고 싶어집니다. 그런 흥분과 가능성은 작업 과정 속에 있고 작업하는 동안에만 올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73) 2. 아닙니다. 나는 사람들이 영감이라고 말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성공의 연속이라 불리는 일들이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작업을 시작하고 일이 제대로 진행될 때면 그 흐름에 휩쓸려 갈 수 있을 것 같은 때가 있습니다. 이것이 사람들이 영..
감각의 그림자. 1. 그렇다면 실제로 실물을 보고 그리지는 않았지만 전날 밤 그 사람들을 봤을 수도 있고, 그 일이 그들에 대한 기억을 다시금 생생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었겠군요. 이는 실상 사진은 그 사람에 대한 기억보다 덜 중요하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글쎄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늘 사람들을 변형하여 외관을 만들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그릴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미셀 레리스를 그린 두 작품 중에서 그의 외양을 덜 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이 실질적으로는 훨씬 더 그와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특별한 작품에서 이상한 점은 미셸과 더 유사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실제 그의 머리는 약간 구형인 데 반해 그림에서는 길고 좁게 표현되었다는 것입니다...
무질서의 자유 1.팜레이는 뒤쪽에 있는 방이 모두 휘어져 있는 아름다운 집이었는데, 어느 누구도 이 점을 결코 알아채지 못했어요. 아마도 그것이 내가 종종 삼면화에서 휘어 있는 배경을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23) 2. 나는 파리고 가서 잠시 동안 머무렀습니다. 거기서 폴 로젠버그의 갤러리에서 열린 파블로 피카소의 전시를 보았는데, 그때 나는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5) 3. 1943년~1944년경이었는데 그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28) 4. 하지만 그곳은 멋진 작업실이었지요. 나는 여러가지 이유로 그곳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던 사람이 그곳에서 죽었기에 머물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 삶에서 후회..
회화를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그림을 그린다는 것, 그것은 진실의 탐구입니다. 나는 오직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림을 그립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반 고흐, 그는 그 지점에 거의 도달한 사람입니다. 동생에게 보낸 뛰어난 편지들 중 하나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내가 하는 것은 어쩌면 환상이다. 그럼에도 그것은 훨씬 더 정확하게 실재를 환기시킨다." 실재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환상이 필요합니다. 아시잖아요, 진실은 변한다는 것을. 진실, 그것은 허구입니다. 정치인과 경제인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누가 진실을 보유합니까? 어느 누구도 단 한 번에, 모든 사람을 위한 진실을 확보하지는 못합니다. 더구나 회화에 대한 정의를 내릴 필요가 없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모든 것에 대해서 아무것도 말할 수..
1.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피카소는 다른 사람들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나는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화가나 시인, 그들은 작품 속에 모든 것을 담습니다. 다른 무엇을 기대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자코메티, 그를 알기 위해서는 작품 이외에 다른 그 무엇도 부언할 게 없습니다. 본질적인 것은 그의 작품들이 당신을 감동시킨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작품과 인물 사에에 분명히 어떤 상호작용이 존재합니다.....(51) 2.앵그르의 은 프루스트의 소설 한 페이지에 필적할 만한 기록입니다. 그는 훌륭한 이미지들을 만들었으며, 현실을 변형했습니다..... 나는 그의 회화보다 데생들을 훨씬 더 높이 평가합니다.(53) 3. 에 그려진 모든 인물, 즉 국회의원들과 사법관들은 놀라울 정..
그가 나가버린 뒤에, 나는 마음이 다시 가라앉았다. 나는 기진맥진해서 침상 위에 몸을 던졌다. 그러고는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왜냐하면 눈을 뜨자 얼굴 위에 별이 보였기 때문이다. 들판의 소리들이 나에게까지 올라왔다. 밤 냄새, 흙 냄새, 소금 냄새가 관자놀이를 시원하게 해주었다. 잠든 그 여름의 그 희한한 평화가 밀물처럼 내속으로 흘러들었다. 그때 밤의 저 끝에서 뱃고동 소리가 울렸다. 그것은 이제 나에게 영원히 관계가 없게 된 한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고 있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처음으로 나는 엄마를 생각했다. 엄마는 왜 인생이 다 끝나갈 때 '약혼자'를 만들어 가졌는지, 왜 생애을 다시 시작해보는 놀음을 했는지 나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 뭇 생명들이 꺼져가는 그 양로원 근처 기기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