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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우리는 그것을 기쁘고, 즐겁게 할 수 있고 거기에 미쳐서 몰두할 수 있다. 그것이 어떤 일을 잘하는 법이기도 하다. 좋아서 하는 것은 그 과정 자체가 좋기에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계속할 수 있고 평생을 계속 할 수 있으며, 또한 결과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림이 좋아서 그리는 사람은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 자체를 좋아하기에, 화가로서 성공해서 명성을 얻는가에 크게 연연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삶을 긍정하고, '삶을 사랑하는(Amor tati)' 길이다.
반면 그림을 좋아하지만 돈을 벌기 힘들거나 안정된 생활을 하기 힘들거라는 생각에서 포기하는 것, 음악을 좋아하지만 고시를 보는 게 남에게 더 인정받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고시를 택하는 것, 이는 '사람들이' 하지 말라는 걸 안 하는 것이고,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들 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내 삶이 아니라 '그들'의 삶이 되기 십상이다. '그들이 말하는' 삶을 사는 길이다.
그러나 정말 삶을 사랑하기 위해선 한 번의 긍정으로는 부족하다. 두번의 긍정이 필요하다. 첫번째 긍정이 좋아서 하는 것 하고자 하는 것을 하는 것이었다면, 두번째 긍정은 그로 인해 다가올 모든 결과마저 긍정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공부에 몰두함으로 야기될 수도 있는 가난이나 고독마저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정말 공부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두번째 긍정, 그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긍정하므로써 야기될 어떤 결과도 긍정하는 것이다. 두번의 긍정을 하는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 방법은 없는 것 같다. 가난해도 좋고 고독해도 좋고 감옥에 잡아넣어도 좋다고 하며 무언가 하려는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 방법이 대체 어디 있을 것인가! 그것이 삶을 사랑하는 방법이고, 행복을 만드는 기술의 요체다. 물론 힘들고 고통스런 수많은 불행이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가난에 시달리고, 체포되거나 감금되는 등의 일은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두번의 긍정을 한 사람에게 그런 불행은 스쳐 지나가는 작은 불행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무언가 삶을 내던질 수 있는게 있다면 그렇게 몰두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그런 불행조차 남보다 훨씬 가볍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 이진경, <뻔뻔한 시대, 한 줌의 정치> p363







 

T1000.0 : 긍정의 긍정은 삶을 긍정하고 그 결과도 긍정하는 이중 긍정.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는 삶에는 실패는 실패가 아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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