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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세계

담배 끊고 싶은 몸

T1000.0 2021. 1. 29. 10:40

1.

담배를 끊고 싶은데 싶은데 못 끊는 건, 실은 담배를 끊기 싫은 마음이 진심이다.

담배를 끊고 싶은 마음과 담배를 끊기 싫은 마음, 두 마음을 붙잡고 있으면 해결될 수 없는 모순 때문에 마땅히 스트레스만 쌓일 뿐이다.

담배를 끊던지, 피던지 선택할 일이지, 스트레스 받을 일이 아니다.

[사실,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사람들은 말 뿐이다. 행동으로 보면 전혀 끊을 생각이 없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주위에서 잔소리를 들을 때다. '나도 끊고 싶다고, 내 맘대로 안된다고. ' 사람들의 이해를, 인간적인 것에 대한 양해를 구하지만, 밑낯은 끊을 마음 없으니 잔소리는 제발 그만...]

그런데 담배를 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그냥 끊는다. 나의 말로 말하면 '끊는 것을 선택한다.'

만일 지금 폐암 선고를 받았다면, 그냥 끊을 것이다. 아니면 그냥 피울 것이다. 폐암 선고를 받고도 스트레스 받을 바보가 있을까? 비록 폐암 선고를 받지 않았더라도 끊고 안 끊고는 똑같다. 담배도 피우고 싶고, 건강도 챙기고 싶은 마음은 어리석다. 꿈같은 일이니.

담배를 끊지 못해 '정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당신은 욕심쟁이 바보다. 게다가 바보인 줄 모르니 스트레스는 운명이다.

2.

몸은 특성상 주입과 습관으로 생긴 담배 피고 싶은 관성에 브레이크를 걸지 못한다. 동시에 몸은 담배로 인한 부작용을 마음의 신호로 전달한다.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면, 몸이, 이상에 대한 초기 증상을 신호하고 있는 것인데, 이를 해석할 의지가 없다면 신호는 정보가 되지 않는다. 신호, 즉 담배를 끊고 싶은 마음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하면 조만간 건강에 큰 화가 붙을 것이다. 담배로 인해 건강을 잃는다해도 마다하지 않겠다면 피면 된다. 괜찮다. 내 맘대로 담배 피는데 무슨 상관인가? 자신이 자신을 저해하는 선택을 막을 순 없다. 그 사람의 책임을 대신 할 순 없으니.

3.

좀 뚱딴지 같은 비유이지만, 예수가 광야에서 40일 금식 기도를 할 때 사탄의 유혹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기억 난다. 나는 사탄을 믿지 않으므로, 예수가 귀기울인 것은 예를 들자면 담배를 끊어야겠다 같은 '몸의 신호'라고 생각한다. 담배 피고 싶은 마음은 예컨데 사탄이고, 중독, 불교식으로 말하면 업식이다. 예수는 사탄의 유혹을 뿌리친다. 그때 예수는 어떻게 이겨냈을까?

나의 예상 대답은, 그냥.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볍게 탁.

예수는 금식으로 예민해진 몸의 신호를 마음으로 헤아려 성찰해 분명히 선택했을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선택의 기준이, 달리 어디에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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