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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 없이 알아차리고 있는 마음은 단지 지켜보고 아는 것만이 아니라 아는 내용을 마음이 결정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마음이 대상을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식 결과를 대상으로 삼고서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며, 나의 것으로 인식되었기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입니다. 집착이 대상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마음이 만든 영상을 붙잡고 있는 것이며, 집착하는 것이 마음의 자기 표현이라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경계가 마음의 영상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때 허망한 경계의 실상이 보이고, 그 경계로부터 자유로운 대상보기를 할 수 있습니다.[각주:1]

 

T1000.0 : 있는 그대로를 본다고 함은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인데 떠오르는 마음은 인연의 총상總相이면서 또한 마음이 만든 영상이다. 이 영상을 붙잡는 것이 집착이고 이 영상을 나의 의지라고 생각[분별]하는 것이 무명이다. 따라서 있는 그대로를 본다는 것은 마음이 지은 영상인 허상을 허상으로 보는 것이다. 내가 지은 업식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마음이므로 그 마음의 영상을 따르지 않고 [연기의 어울림을 살리는] 인연을 따르는 마음을 내는 것이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 된다. 

덧붙여 사람마다 다 업식이 다른데 악업을 지은 업식이든 선업을 지은 업식이든 허상을 허상으로 보는 즉시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니 깨달음이 수행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까닭이리라.

 

 

  1. 정화스님 풀어씀, <대승기신론2> p3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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