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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68년 11월에 도착하고 나서 몇 주 뒤에 하인쯔 폰 푀르스테르는 나에게 시카고에서 열릴 예정인 '인지: 다각적인 보기'라는 제목의 회의를 위해 논문 한 편을 준비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인류학자들 역시 베르너 그렌 재단이 조직한 그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습니다. 내 과제는 인지의 신경물리학을 발표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나는이 사람들이 모두 내가 신경 자극, 시냅스 등등을 얘기할 때 나의 말을 정중하게 경청해 주겠지만, 이어서 다른 주제로 넘어간 다음에는, 내가 말하고 있던 것들을 곧바로 잊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망각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신경체계와 인지에 대한 나의 견해에 보다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종합을 이끌어 내었고, 관찰자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말해지는 모든 것은 관찰자에 의해 말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이 말을 나중에 발간된 논문에서 읽게 되는 거죠.

바로 그 문장을 나는 강의를 하면서 칠판에 썼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관찰자는 개최되는 모든 이야기자리에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알기'의 과정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연관된 모든 과정들의 근본적인 조건으로서의 '아는 자'가 불가피하게 최전선으로 이동했습니다. 내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모든 말해지는 것이 어떠한 조건 아래에서도 그것을 말하고 있는 사람과 분리될 수 없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말하는 사람과 말해지는 것 사이에는 어떠한 분할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관찰자는 필연적으로 모든 것의 기원이자 원천입니다. 회의에 참석한 인류학자들에게 이것은 하나의 근본적인 통찰이었습니다.(257)

2.

견해의 차이점과 대비되는 점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서 인과관계라는 문제를 가지고 생각해 보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군요. 로렌츠의 주장에는 (관찰자가 아니라)환경에 우위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인과관계로 보자면 환경은 경험의 원인이고 그 결과가 점진적 인식의 확장을 통해서 실제적인 세계와 같아지는 적응인 것이지요. 당신은 이런 작용관계를 뒤집고 있고요. 그래서 유기체의 경험이 우위를 점하고 관찰이 원인이며 표상의 총체인 세계의 성립은 그 결과인 것이지요.

당연히 그렇습니다. 어쩌면 제가 썻던 아주 짧은 연극한토막이 설명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연극은 관객이 있는 극장에서 행해집니다. 갑자기 멋진 붉은 막이 올라갑니다. 그리고 무대로의 시야가 열리지요. 사람들은 한 그루의 나무, 한 여인과 한 남자를 보게 됩니다. 그 남자는 나무를 가리키면서 큰 목소리로 아주 연극적으로 말합니다. "저기 나무가 서 있군." 그러면 여인이 말합니다. "거기에 나무가 있다는 것을 넌 어떻게 아니?" 남자는 말합니다. "내가 그것을 보니까!" 이에 여인은 살짝 웃으며 말합니다. "아~" 그리고는 막이 내려집니다.
인식의 문제와 외적 세계의 역할을 둘러싼 오래된 논의, 얼마 전까지 그리고 로렌츠에게까지 지속되어 온 천년 이상 된 논의를 밝히는데 이 작은 연극이 적합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연극에서) 우리가 그 남자에 동의해야하는지 그 여자에게 동의해야 하는지에 관한 결정할 수 없는 물음이 우리를 태고이래로 지배해 왔습니다. 그 남자는 관찰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나무와 환경을 주장하고 있고 그 여자는 반대로 그 남자가 그 나무를 보기 때문에 그 나무에 대해서 알 뿐이라는 점을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발명품 35)


3.

[일체유심조]
"흔들리는 것은 깃발이 아니라 마음이다."

4.

에티카 2부 정리 26 증명 : 인간의 정신이 자기 신체의 변용의 관념에 의해 외부의 물체를 생각할 때, 우리는 정신이 그것을 표상한다고 말한다(정리 17의 주석 참조). 게다가 정신은 다른 방식으로는 (정리 26에 의해) 외부의 물체들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서 표상할 수 없다. 따라서 (정리 25에 의해) 정신은, 외부의 물체를 표상하는 한에 있어서, 그것에 대한 타당한 인식을 갖지 않는다. Q.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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