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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허망한 생각이 없다(無念)'는 것은 모든 것을 보되 어떤 것에도 집착이 없으며 어느 곳에나 있되 어느 곳에도 집착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항상 마음 그자체를 청정히 하여 번뇌를 생기게하는 도적과 같은 눈,귀,코,혀,몸,마음의 6근으로 하여금 지각의 문을 달려 나가 여섯 가지 경계와 만나게 하되, 경계를 제거하지도 않고 경계에 물들지도 않아 오고 감에 자유롭습니다.
- <육조단경> p137
2.
이것은 물론 의식이 환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의식의 본성은, 결과를을 받아들이되 그 원인들을 알지 못하는데 있다. 원인들의 질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연장 속의 각 신체, 사유 속의 각 관념과 각 정신은, 이 신체의 부분들, 이 관념의 부분들을 포섭하는 독특한 관계들에 의해 구성된다. 한 신체가 다른 신체를 <만날> 때, 한 관념이 다른 관념을 만날 때, 이 두 관계는 결합되어 보다 큰 능력을 갖는 하나의 전체를 이루든가, 아니면 하나가 다른 하나를 해체하여 그 부분들의 결합을 파괴하게 되든가 하는 일이 일어난다. 신체와 정신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것이야 말로 놀라운 것이다. 살아 있는 부분들의 전체는 복잡한 법칙들에 따라 결합하거나 해체된다. 따라서 원인들의 질서는 끊임없이 자연 전체를 변용시키는, 관계들의 결합과 해체의 질서이다. 그러나 의식적 존재들인 우리는 이러한 구성과 해체의 결과만을 받아들인다.
- <스피노자의 철학> p34
3.
망상을 망상으로 아는 것이 무념이라고 하겠다.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하지 않는 방법은 사기인 줄 아는 것이다. 그러면 아무리 사기를 쳐도 걸려들지 않는다. 망상 역시 망상인 줄 알면 걸려들지 않는다. 망상은 환상이며 이 환상은 1,2에서 말하는 것처럼 6근과 6경이 만나 구성과 해체의 결과만을 받아들인 의식이다. 6경과 6근이 만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구성과 해체를 유도할 수도 없다. 우리는 원인들의 질서를 모른체 결과만을 받아들인다. 망상에 사로잡히는 것은 결과를 원인으로 아는 전도몽상이다. 망상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은 망상을 결과로 받아 알고 꿈인 줄, 환상인 줄 아는 것이다. 꿈을 꿈인줄 모르면 삶이 괴로워진다.
4.
비운 마음이 복이 되고 나누는 마음이 덕이 되는 것은 마음의 본바탕이 그렇고 진실한 삶에 근거한 복과 덕이 그렇기 때문이며, 무상한 인연인 마음은 몯느 것을 만들면서 동시에 머묾없이 해체하여 새로운 인연을 열어가므로, 마음조차 자신이 만든 것을 갖고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지려는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만들어 갖고 있는 이미지에 집착하는 분별을 쉰다는 뜻입니다. 분별을 쉰 마음은 갖지도 않지만 버리지도 않습니다.
- 정화스님, <육조단경> p158
5.
쉰다.
갖고싶다는 망상, 예컨대 예쁜 2층집을 보고 갖고 싶다는 망상이 일어났다. 갖고 싶으나 지금 가질 수 없으면 지금이 괴로운 현재가 되고, 갖고 싶은 마음에 현재를 희생하게 된다. 그러나 갖고싶다는 망상을 '쉰다'면, 망상을 갖지도 않지만 버리지도 않는다. 이렇게 집착하지 않는다면 갖지 않으므로 괴롭지 않고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다. 또 버리지도 않으므로 바람대로 이룰 수 있다. 바람대로 이룬다는 것은 과정을 희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을 이루기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기에 망상을 갖지 않으며 또 현재를 희생하지 않는 과정을 버리지 않기에 이루게되는 것이다.
6.
꿈은 망상인데, 갖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을 때 참되게 이루어진다.
꿈을 꿈인 줄 아는 것이 항상 깨어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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