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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씀드렸듯이 눈과 형색이 만나 눈의 마음(眼識)이 일어나고, 귀와 소리가 만나 귀의 마음(耳識)이 일어나며, 코와 향기가 만나 코와 만나 코의 마음(鼻識)이 일어나며, 혀와 맛이 만나 혀의 마음(舌識)이 일어나며, 몸과 감촉된 것이 만나 몸의 마음(身識)이 일어나며, '생각의 도구인 분별된 이미지(法)르 만들어 언어화하는 의意와 '만들어 기억하여 갖고 있는 이미지(法)'가 만나 '의意의 마음인 의식意識'이 일어나는데, 이 가운데 '안다는 사실'을 제외한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이 말은 변하는 것이 아는 것이 된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있어 무엇을 아는 것 같지만, 의식하는 마음 또한 인연에 의해 만들어진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오직 인연의 흐름인 무상한 변화야말로 만들어진 것이면서 동시에 만들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도한 '무상한 변화'가 앎이 되므로 '변화하는 모습'들 자체는 앎이 아닌 듯하지만, 변하는 모습들이 없다면 앎이 일어날 수 없고, 앎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변한다는 뜻도 있을 수 없으니, 앎이면서 변화이며 변화이면서 변화된 모습이 됩니다. 변화가 변하지 않는 앎을 만든 것과 같고, 변하지 않는 앎이 변화를 만들어 인연을 연출한 것과 같으므로, 변하면서 변하지 않고 변하지 않으면서 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변화에 의해서 시공간의 이웃 항들을 이해할 수 있으니 무상한 현재의 한 순간이 앎이 되면서 시방삼세를 형성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연의 흐름이 다름을 형성하면서 동시에 형성된 인연의 모습에 머물지 않기에 시간과 공간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웃 항들과의 다름에서 시방의 공간이 형성되고, 무상한 흐름에서 삼세의 시간이 형성된다는 뜻입니다. 

 

- 정화스님, <육조단경> p177

 

T1000.0 : 변화[인연]가 앎[마음]이고 앎[마음]이 변화[인연]. 유식唯識. 마음이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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