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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구게

보림

T1000.0 2012. 12. 12. 06:40

수행의 첫 단계는 깨달음, 견성見性입니다. 이치를 모른 채로는 아무리 열심히 행한다 해도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이치를 잘 안다 해도 생활 속에서 연습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그 법은 내 삶을 바꾸는 힘이 되지 못합니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가운데 '내가 이럴 때 분별심이 생기는구나!' '내가 여기에 걸리는구나!'하고 자기 점검을 할 때라야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책만 읽고 법문만 들어서는 같은 자리에서 맴돌 뿐입니다. 배우자, 자식, 부모, 직장동료, 친구와의 관계에서 체험을 통해 깨쳐야만 이 법이 진실로 나의 진리가 됩니다. 그것이 보림保任니다.

보림은 깨달은 바를 생활 속에서 실험하고 경험함으로써 나를 닦아나가는 수행입니다. 초견성初見性이 성냥불이라면, 보림은 그 불꽃을 장작불로 옮겨 붙여 불을 키우는 과정과 같습니다. 세상 속을 다니면서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고, 일체 시 일체 처에 이 법이 적용되는 모습을 경험해야만 이 법이 참으로 나에게 진리가 됩니다.[각주:1]

 

T1000,0 : 수행에 대한 편견이 있다면 수행은 참고 견디고 어렵다라고 생각하는데, 이와는 반대로 수행은 재밌다. 앎을 체험하는 단계가 수행이고 보림이라면 말이다. 못마땅했던 아내와 자식에 대한 "미워 죽겠던" 마음이 따뜻한 기운의 사랑으로 바뀌고, 말안듣는 꼬마 아들이 나의 진정한 스승이란 것을 깨우칠 때마다 신기하고 재밌고 감사하다. 수행을 위해 따로 얻을 것이 없다.

 

 

  1. 법륜스님, <금강경 강의> p48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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