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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차리는 마음은 법신의 본성인 머묾 없는 지혜를 쓰게 되므로 쓸수록 번뇌가 줄어들지만, 복을 구하는 마음은 복이라는 형상과 이미지를 갖게 되어 구하면 구할수록 인생의 짐만 늘어나게 됩니다. 형상을 갖지도 않고 형상 이미지에 머무르지도 않는 법신의 지혜와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복을 닦는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복을 구하는 마음이 복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그것으로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나, 이것은 욕망하는 마음만을 붙잡고 있는 것과 같아 욕망을 내려놓지 못하게 하니, 복을 구하는 마음이 번뇌를 이루는 마음이 되고 만다는 것이지요.
복을 구하는 마음이 복을 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고 구하려는 욕망을 키우는 꼴이 되므로 욕망하는 마음이 마음 밖을 떠돌게되며, 복을 얻었다 할지라도 욕망의 본질이 본래 허망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므로 욕망이 자신의 현재를 늘 부족하게 만들고 맙니다. 구하는 마음이 번뇌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구하고자 하는 마음씀을 내려놓는 일이 진정한 참회가 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복을 구하는 욕망의 허상을 꿰뚫어 보아 구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 갖고 있지 못해 부족하다고 여겼던 자신의 현재가 결코 부족하지 않음을 알게 되고, 그때 비로소 자신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만족할 수 있습니다. 구하는 모든 것이 다 구해진 것과 같으니 복을 구하지 않아도 충만한 복을 누리게 됩니다. 법신의 공덕이 자신의 마음자리 하나에 이미 충만한 것과 같고, 모든 인연들이 법신이 드러난 현상으로 빛난 삶을 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도를 배우는 사람은 항상 스스로의 마음 씀을 잘 알아차려 이미지에 머무는 마음을 내려놓고, 인연 그 자체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참회입니다.
- 정화스님이 풀어쓴 <육조단경> p151 에서
(빨간색 강조는 인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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