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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입니까?
우리가 상관적 행위(이것을 통해 또 다른 관계가 그것이 발생하는 공존의 영역 속에서 정당한 타자로서 출현합니다)를 볼 때마다 우리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자체가 관계를 이루는 하나의 방법이자 상관적 영역인 사랑은 모든 생명체계들 속에서, 특히 포유류들과 인간들 속에서 사실상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사랑은 인간들이 존재하는, 그리고 우리의 진화적 기원을 위한 상관적 조건들이 구축되었던, 근본적으로 상관적인 영역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보살필 수 있을 때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는 사랑이 인간 공존의 특징이라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사랑은 성찰의 가능성을 열어젖힙니다. 그리고 사랑은 타자가 정당하게 보이도록 해 주는 지각 형태와 기초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협력이 가능해보이고 우리의 외로움이 극복되는 하나의 공간이 출현합니다. 타자는 우리가 관계를 맺는 존재로서 주어집니다.
사랑이라는 개념을 이런 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다소 어려워보입니다. 통상적인 말로 사랑에 대해 말하는 것은 보통 두 사람의 조화로운 이미지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함께 해면을 산책하기, 입맞춤하기, 껴안기. 선생님은 그런 것에 대해서는 함구를 하시는군요.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우리는 껴안고 싶다는 공통적인 갈망이 존재한다고 느낄 때 누군가를 껴안을 것입니다. 내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이런 종류의 사랑스러운 친밀함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다음과 같은 사례가 도움이 되겠군요. 당신이 해변을 따라 산책을 하고 있다가 별안간, 한 아이가 파도 때문에 바다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는 것을 갑자기 발견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때 당신이 물속으로 달려 들어가 아이가 물에 빠져 죽지 않도록 구해낸다면, 당신은 사랑의 발로로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 아이를 불러서 그 아이를 꾸짖는다면, 그것은 사랑의 활동이 아닙니다. 당신은 그 아이가 느꼈을 두려움에 주목하지 않고 오직 당신 자신의 불안에 따라 행동한 것입니다. 그 순간 당신의 활동들을 지배한 감정은 당신 자신의 두려움입니다. 그 아이 나름의 적당한 지각에 기초해 취할 수 있는 행위는, 그 아이의 공포를 줄여주고 해변을 안전하게 돌아다니는 방법을 알려 주기 위해 그 아이를 달래주는 일일 것입니다.
선생님이 서술하고 있는 이 사랑의 수용이 어디까지 확장될까요? 이것은 인간과 동물 사이의 관계를 포함하나요?
여기에서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를 행위 양식들을 보여주는 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꼬리를 흔들면서 당신 주변을 뛰어오르고 그 답례로 우리가 쓰다듬어 주는 강아지의 경우가 분병한 사례가 되겠군요. 하지만 인간과 동물 사이의 사랑이 덜 분명한 경우들 역시 존재합니다. 내가 예전에 볼리비아에서 체험한 일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저녁을 먹고 나서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유쾌한 마음으로 담배를 피우고 담소를 나누면서 함게 앉아 있었습니다. 갑자기 거미 한 마리가 식탁 한가운데로 떨어졌습니다. 손님들 중의 한 명이 호스티스에게 그 동물의 출현에 대해 호들갑스럽게 알렸습니다. "여기 봐요, 거미가 나타났어요!" "걱정할 것 없답니다." 호스티스가 말했습니다. "그 녀석은 저녁 식사 후에는 언제나 나타나서 남은 찌꺼기를 모은답니다. 그리고는 자기의 은신처로 다시 올라갑니다." 나는 여자와 거미가 하나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고 있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각각이 정당한 존재를 가지고 있었던 거지요. 거미는 홀로 있다가 오직 사람들의 식사에 방해되지 않을 때에만 나타났습니다. 그때 우리가 관찰한 것이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함으로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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