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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의 앎

속성에 관하여

T1000.0 2020. 10. 18. 04:47

1.

사물의 속성은 사물 그자체에는, 있는 것도 아니고 있지 않는 것도 아니다. 길다는 속성은 그 실체가 없다. 무엇이 길다인가? 길다는 짧다와 상대에서 나온다. 차이가 속성을 만든다. 칼의 날카로움은, 칼 그자체의 속성이 아니다. 부드러운 솜과 상대했을 때, 날카로움이다. 부드럽다는 솜 역시 마찬가지다. 사물은 사물일 뿐이다. 칼의 날카로움은 칼에 있지 않다[하지만 있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구분이 중요하다.

2.

오직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그럼 차이를 어떻게 아는가?
내가 보니까.
아~

칼은 솜보다 날카롭다는 차이가 청자에게 앎이 됨으로써 날카로운 칼이 출현한다.


3. 정보도 속성과 같은 이치.

정보는 신호를 가지고서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서 생겨납니다. 제 생각에 정보란 지각하는 의식 밖에 존재하는 사용대상이 아닙니다. 책, 신문, 녹음테이프, 비디오테이프, 교통표지판 등은 그러니까 정보를 갖고 있지 않고 다만 잠재적인 정보의 운반자일 뿐입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구분입니다.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역경>은 단지 흰 종이 위에 있는 기묘한 닭발들을 모아 놓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세상은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세상은 그냥 있는 그대로 입니다. 이는 특정한 교통표지판을 보거나 붉은 신호등을 보더라도 우리가 운전면허증을 딴 사람이라야 우리에게 그 신호들이 브레이크를 밟고, 중립기어를 놓고 차를 세우게 만드는 정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신호를 정보로 바꾸는 것은 다름 아니라 사람 속에서 진행되는 연산작용입니다. (발명품 155)


4.
"사물은 사물일 뿐이다. 칼의 날카로움은 칼에 있지 않다[하지만 있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구분이 중요하다."

상에서 상 아닌 것을 본다.(약견제상비상)
1.날카로운 칼에서 날카로움이 칼이 있지 않음을 본다.

칼의 무아
2. 날카로운 칼의 날카로움이 칼의 속성이 아님을 관한다. 즉 칼의 날카로움이 칼에 있지 않으며[다시말해 그 실체가 없고] 그 날카로움으로 살이 베이는 작용이 있다는 걸 본다.

칼의 여몽환포영
3. 날카로운 칼을 보기를 그 날카로움의 실체 없음과 날카로움 작용 있음을
관하여 칼을 환상[실체는 없는데 작용은 있는]처럼 본다. 환상처럼 본다면 이제 꼭 그 칼을 고집할 필요도, 집착할 이유도 없다. 언제 어디서든 날카로움을 향유하면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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