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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장치

사유의 국가적 모델

T1000.0 2019. 12. 20. 21:25

단지 대학의 교수들만 이런 비난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옆에서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도, 혹은 심지어 친한 친구도 "아끼는 충정에서" 비난을 합니다. 저는 그 '충정'이 결코 거짓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정작 심각한 것은 충정 어린 조언이 바로 제도적으로 규정되고, 학습의 형태로 훈육되는 그런 사유를 촉구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어머니가 아들에게 장래를 생각하는 충정에서 취직과 출세를 권유하듯이 말입니다. 이 충정 어린 권유를 받아들이면, 해야 할 가장 좋은 길은 대개 사회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좋은 주제'를 정하여, '좋은 방법'으로 연구하여 '좋은 결과'를 얻는 것, 혹은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거나 국가고시를 보는 것 등이지요.
여기서 쉽게 알 수 있듯이, '무엇을' 사유하기 이전에 이미 그 '무엇'을 설정하는 방법, 그것을 사유하는 방법과 규범 등의 사유형식이 주어져 있고, 그것이 우리의 사유를 먼저 규정하고 제한합니다. 대개는 잡념이나 몽상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사유를 하기 위해선 그래야 한다고 하여 이를 받아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사유를 제한하고 규정하는 것은 내용이라기보다는 그 이전에 사유의 형식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유를 뒤덮는 사유의 이미지가 이미 있는 거지요. 대개 이는 제도화된 사유의 형식, 우리가 사유하기 위해서 대개 그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국가적 제도 안에 '규범'으로 자리잡고 있는 사유의 형식에 따르고 있지요. 지배적인 사유의 이미지, 그것은 국가장치에서 빌려오는 사유의 모델입니다. "사유 그자체는 이미 그것이 국가장치로부터 빌려오는 모델에 순응하며, 이 모델은 목표와 경로, 도관, 수로, 기관 등 벙법 전체를 규정한다. "(천의 고원2 158)
그것은 사유 속에 자리잡은 국가적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노마디즘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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