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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는 밖에서 일어나는 어떤 소란에도 마음이 평안하여 놀라 허둥대지 않는 이익입니다. 처음에는 고요한 마음의 고요를 가져다주는 외연外緣의 역할을 하지만, 마침내는 '마음 쉼'에 의해서 모든 경계가 고요함으로 드러나야 하지요.

이때의 마음가짐 가운데 하나는 '원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경계가 고요하기를 원하면서 고요한 곳에서 수행을 하면 처음에는 도움이 되지만, 고요함을 원하는 마음은 고요함에 집착하는 마음을 낳기도 하며, 고요하지 않는 환경과 경계에 대해 분노하기도 합니다. 고요한 경계를 원하는 마음이 경계를 탓하는 마음으로 바뀌었지요. 이래서는 수행이 아니지요.

일상을 넘어선 고요한 경계조차 수행의 목표가 아닐진대 고요한 경계가 수행의 목적이 돼서는 곤란합니다. 고요한 환경에서 수행한다고 할지라도 그 환경을 탐하는 마음이 생겨서는 수행한다고 하면서도 번뇌를 만드느 꼴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원하는 마음'이 없어져야 합니다.

인연의 마음은 원하는 마음이 아닙니다.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도 인연의 마음이며,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인연의 마음입니다. 원하던 경계든 원하지 않던 경계든 그것의 무상성을 읽고, 마음이 쉬어야 걸음마다 삼매가 되는 일행삼매가 익어가는 수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여삼매는 마음의 흐름이 인연의 드러남임을 잘 알고, 인연의 무상을 고요하게 지켜보는 마음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이 마음으로 일행삼매가 익어가면 경계에 의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지요. 언제 어디서나 조화롭고 고요하며 밝게 빛나는 마음인 일행삼매로 사는 것이 이익이 되는 것입니다.[각주:1] 

 

T1000.0 :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 진흙에 더렵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수행을 통해 '밖에서 일어나는 어떤 소란에도 마음이 평안한' 사자가 되고, 바람이 되고, 연꽃이 된다면 이보다 더한 이익이 어디 있을까. 모든 게 인연의 총상이고 마음이니 인연마다 마음마다 얻을 것도 버릴 것도 없는 텅빈충만이니 원하는 마음도 바라는 마음도 없다. 원하지 않는 마음이 무엇이든 감당할 수 있게 하는 '자유'를 주기에 소리에도 놀라지 않는다.

 

 

  1. <대승기신론2> p42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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