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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은 날카롭다. 칼의 속성은 칼에 있지 않으며 솜과 같은 부드러운 것과 상대하는 차이에서 존재한다. 그리고 차이는 그 둘을 구분하는 나의 인식에서 출현한다. 즉 우리가 차이를 산출한다.

다른 예를 들어 길다는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길다의 속성은 짧다와 상대하는 관계 속에 존재하며 우리는 그 차이를 산출한다. 따라서 길다는 길다가 아니므로 그 이름이 길다이다.

칼의 날카로움은 그 실체가 없으며 다만 작용이 있다. 나로서는 칼의 작용, 날카로움을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 칼을 미워하지도 사랑하지도 않으면 칼에 관한 해로운 마음이 생겨나지 않는다.

이처럼 사물에 대한 앎의 앎을 통해 우리는 집착할 이유가 없으며 작용에 대한 활용과 필요, 쓰임에 관심을 기우리고 삶의 유용한 도구로 사용할 것이다. 실체 없는 사물과 나를 동일시하지 않는다. 만일 동일시한다면 실체 없음에 관해 무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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