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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견분과 상분이 식속에 함께 있을때 이 두가지는 실재로 둘이지만 나눠지지 않는 상태에서 상분에 얼굴을 하고 견분이 자기 앎을 드러내고 앎을 통해 상분이 자기 모습을 드러내서 둘이면서 둘이 아닌 상태로 보여지는 이것 자체가 의타기성으로 연기적 실체인데, 이 두개가 마치 다른 것으로 있는 양 파악되기 시작하면 그것은 변계소집성이라고 한다. 그런데 의타기성이라든가 팔식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변계소집을 하든 변계소집을 하지 않든 삶의 흐름의 근저를 이루면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삶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철저히 의타기성은 본래적인 요소고 변계소집성이야말로 중생이라고 하는 특별한 삶을 구성하는 특징이 된다.[각주:1]"  

 

T1000.0 : 마뚜라나의 책 <있음에서 함으로>의 책 제목을 두고 말해보면 의타기성은 "있음에서 함으로"이며 변계소집성은 "있음"만을 강조하는 것이다. 예컨대 본다는 것은 봄이라는 함으로부터 견분[주체]과 상분[대상]이 있음을 파악하는 반면 변계소집성은 이미 함 이전에 있음이 있다라고 전제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인식의 장에서 볼때에 모든 존재는 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있음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지 않지도 않는게 된다. 따라서 모든 존재는 함으로만 존재한다. 즉 볼 때에는 '봄'만이 있다. 둘이면서 둘이 아닌 상태. 한편 마뚜라나는 있음의 세계만을 강조하는 것을 [즉 변계소집성을] 초월적 실재의 형이상학이라하고, 함으로의 세계는 발생하는 실재의 형이상학이라 이름하는데, 인류 역사를 보건데 후자로 세상을 사유한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 마뚜라나는 불교와 교감하고 있는데 한가지 덧불일 말은 불교는 "있음에서 함으로"에서 그 있음조차 없다고 한다. 이어지는 인용글 참조. 

 

 

"識장 속에 분별도 있고(견분) 또 분별된 것도 있지만 이 분별하는 것도 특별한 인연관계에서 그것이 분별하는 것처럼 분별된 것도 인연장에서 분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그 자체로 자성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로 자성을 갖고 있지 않는다고 해서 피차가 다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마당을 보면 민들레가 많이 피어있다. 민들레는 우리가 민들레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런데 민들레를 자세히 보면 민들레가 민들레이기 위해서는 거기에 햇빛도 들어있고 물도 들어있고 땅의 요소도 들어있고 모든 것이 어울려서 민들레를 만들기 때문에 민들레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어떤 특별한 것은 그 안에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저 민들레를 볼때 우리가 그것을 기억하는 것은 민들레라는 이름을 통해서만 저것을 보고있다. 그렇게 봤을때 민들레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인 인연체계는 다 사라지고 민들레라고 하는 이름만이 우리에게 남아있게 된다. 이와같이 민들레라는 이름만 남아있는 것처럼 된 세상을 파악하는 상태는 어디에도 존립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민들레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민들레는 모든 인연을 제 한몸에 다 담고서 민들레라는 얼굴을 하고 우리 앞에 있는 것이다. 또한 민들레가 우리가 보아지 않으면 민들레라고 하는 영상이 우리 눈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저것을 있다 없다라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인식의 주관적 견분을 떠나서 민들레라고 하는 상분이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분이라고 비춰진 어떤 하나도 그 속에서 인연에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에 민들레라고 이름 붙혀질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민들레만 그런 것도 아니다. 그것을 내적으로 살펴보면 나라고 하는 것도 그 자체로 존립하는 게 아니다.[각주:2]"

 

 

  1. 정화스님 <유식강의> 녹취록에서 [본문으로]
  2. 정화스님 <유식강의> 녹취록에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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