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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보면 삼매가 허상이며, 삼매에서 보면 일상이 허상입니다. 어느 것이 실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인연의 무자성으로 실재하지 않는 허상입니다. 허상이 실상인 줄 알아야 '일행삼매一行三昧'입니다. 일행삼매는 일상과 삼매 모두가 무자성으로 마음이 짓고 있는 경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며, 이와 같은 앎으로 집착의 흔적까지를 완전히 제거했을 때가 깨달음입니다.

 

깨달음이란 삼매체험을 통해서 일상의 집착을 벗어난 마음이며, 삼매조차 집착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어떤 것을 경험했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은 그와 같은 체험이 집착을 벗어나는 힘으로 작용할 때입니다.

삼매체험만을 깨달음의 영역이라고 집착한다면 그것은 마장으로 번뇌를 만드는 것입니다. 적멸과 열반을 말하고 체험했다고 해서 그 상태가 깨달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불보살님이 나타나 열반을 보여 주고 설명하는 것을 경험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마장인 줄 모르면 그 순간 수행이 번뇌가 됩니다.[각주:1]

 

T1000.0 : 삼매를 허상으로 보고 일상을 실상으로 보는 것이나 삼매 경험을 실상으로 보고 일상을 허무한 허상으로 보는 것 모두를 조심해야한다. 일상과 삼매가 의식의 배치와 인연의 조화로 일어나는 것이지 그 자체로 존재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일상과 삼매 모두가 무자성으로 다 마음이 짓고 있음을 바로 알아, 마음이 지은 결과를 원인으로 삼는 뒤집힌 꿈같은 생각[顚倒夢想]을 멀리해야 할 것이다.     

 

  1. <대승기신론2> p398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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