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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스님 풀어씀 <대승기신론>

신통

T1000.0 2012. 11. 19. 18:37

어떤 경우에는 수행자로 하여금 과거를 알게 하는 숙명통이나 미래를 예측하는 천안통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타심통 등의 능력을 갖게 하기도 하고, 걸림 없는 말솜씨를 갖게 하기도 합니다. 마구니의 장난으로, 이와 같은 신통을 갖게 됨으로써 그것을 가지고 세간에서 명예와 이익을 탐하고 집착하게 됩니다.

연기법에서 보면 변화는 있지만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정확하게 읽을 수 없으며, 과거의 일이라 하더라도 일어났던 대로 아는 것이 아니라 기억된 대로 안다면 숙명통이나 타심통의 신통이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기억된 대로의 과거도 있을 수 없으며 예측된 대로의 미래도 없습니다. 인과인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가르침도 잘못이지만, 인과가 결정됐다고 주장하는 가르침도 잘못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각주:1]

 

만일 어떤 사람이 기적을 행하기를 원한다면 그 방법을 배우는 것은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바른 길이 아니다. 지혜로운 선사들은 마술이나 기적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들이 사람들을 진정한 길로 이끄는 데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까르마를 소멸시키는 유일한 길은 그대의 사념(사념)을 비우는 일이다. 그때 거기 기적이란 없다. 그때 거기 오직 바른 눈과 바른 수행만이 있을 뿐이다. 이것이 진정한 기적이다.[각주:2]

 

만일 삼매체험이 수행자가 수행을 통해서 획득한 것으로 해석된다면 잘못된 이해와 집착일 뿐입니다. 나와 나의 소유를 통해서 세계를 해석하고 삼매의 체험을 소유하고 있다는 데서, 경험의 내용은 다를지 몰라도 경험을 통해서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것을 어찌 수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단지 다른 수행자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며, 그것을 소유함으로 수행자로서 명예를 얻었다고 할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경험과 비교할 때 다시 초라해진 수행자로 남을 수밖에 없겠지요. 수행 경험을 소유하는 나와 얻어진 결과로 자신을 세우는 마음이 하나라도 있다면 불교 수행자일 수 없습니다.[각주:3]

 

 

  1. <대승기신론2> p399 [본문으로]
  2. 숭산스님, <부처님 이마에 담뱃재를 털며> p38 [본문으로]
  3. <대승기신론2> p40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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