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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랑이나 자비심은 주관적인 감정입니다. 사랑과 자비심이라는 감정은 그것이 집착과 섞여 있든 아니면 진정한 것이든 똑같을 것입니다. 따라서 사람이 두 가지 종류의 자비심에서 똑같은 감정이나 느낌을 경험한다면, 굳이 둘을 구별하는 것이 왜 중요합니까?"
달라이 라마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먼저 진정한 사랑과 자비심은 집착에 기초한 사랑의 느낌과는 전혀 다른 성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똑같은 느낌이 아닙니다. 진정한 자비심의 느낌은 더욱 강하고 깊습니다. 또한 진정한 사랑과 자비심은 훨씬 변함이 없고 믿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낚시 바늘에 걸려 몸부림치는 물고기처럼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어떤 동물을 본다면, 당신은 자연스럽게 그 고기의 고통을 곁에서 지켜보기가 힘들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그 물고기와 특별한 관계가 있어서, '오, 이 물고기는 내 친구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닙니다. 이 경우에 당신이 자비심을 느끼는 이유는 단순히 그 물고기 역시 감각이 있어서 고통을 느낄 수 있으며 그런 고통을 겪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욕망과 집착이 섞이지 않은 이런 자비심은 더 건강하고 훨씬 오래갈 수가 있습니다."
자비심에 대한 대화에 깊이 빠져들면서 내가 말했다.
"낚시바늘에 결려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물고기를 눈앞에서 보고 있는 예를 통해 당신은 자비심의 핵심을 짚어주셨습니다. 다시 말해, 자비심이란 곁에서 물고기의 고통을 지켜보기 힘든 느낌 같은 것과 관계가 있다는 것이군요."
달라이 라마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자비심은 다른 사람의 고통이나 다른 생명 가진 존재의 고통을 볼 때 생기는 견디기 힘든 느낌으로 정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느낌을 갖기 위해선 먼저 다른 사람이 겪는 극심한 고통을 이해해야 합니다. 따라서 타인의 고통을 더 많이 이해하고, 또 우리가 겪기 쉬운 여러가지 고통을 충분히 이해할수록 우리의 자비심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1
-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p13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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