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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궁금한 점을 질문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더 많이 이해할수록 자비심을 느끼는 능력이 커진다는 건 충분히 이해하겠습니다. 사실 자비심의 정의에는 타인의 고통을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 전에 좀더 근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자신이 고통을 겪는 것도 바라지 않는데, 왜 다른 사람의 고통을 떠맡길 원할까요? 대부분은 고통을 피하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습니다. 심지어 마약에까지 손을 댑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우리가 다른 사람의 고통까지 일부러 떠맡겠습니까?"
한순간도 주저하지 않고 달라이 라마가 대답했다.
"자신이 겪는 고통은 자비심을 갖고 타인의 고통을 함께 경험할 때 느끼는 고통과 크게 다르다고 난 생각합니다. 거기엔 질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마치 내 마음속에 있는 느낌을 알고 있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스스로의 고통을 생각할 때는 그것에 완전히 압도를 당합니다. 그것은 무엇인가에 짓눌리는 듯한 부담스런 느낌입니다. 어쩔 도리가 없는 무력감이지요. 당신은 마음이 답답해지면서 자신의 능력이 마비된 듯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자비심이 생겨 타인의 고통을 떠맡을 때는, 처음엔 똑같이 어느 정도 불편하고 견디기 힘든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느낌은 차츰 크게 달라집니다. 불편한 마음 밑바닥에는 깨어 있고 결단력이 있는 마음이 놓여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한층 더 높은 목적을 위해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당신은 그 사람과 하나로 연결된 것을 느끼고 다른 사람에게 기꺼이 손을 뻗으려는 마음이 생기며, 무력감보다는 신선한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이것은 운동 선수가 연습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혹독한 훈련을 하는 동안에 운동 선수는 많은 고통을 느낄 것입니다. 힘이 들고, 땀이 나고, 몸에 무리가 갈 것입니다. 그것은 정말 고통스럽고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경험입니다. 하지만 운동 선수는 그것을 고통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는 훈련을 뛰어난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하며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훈련이 아닌 육체 노동을 해야 한다면, 그는 이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내가 왜 이런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만 하지?' 이처럼 그의 정신 자세는 엄청나게 달라지게 됩니다." 1
-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p13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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