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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하고 너는 잘못했다'만 잘못된 게 아니라, '네가 잘하고 내가 잘못했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에요. 잘하고 잘못하는 게 없는데 있다고 착각해서 남을 미워한 게 잘못된 거지요. 그 착각에서 벗어나는 게 참회입니다. 그러니까 상대가 뭐하고 할 때, 잔소리를 하면 수행이 안 된 것이고, 잔소리를 안 하면 수행이 된 것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이것은 내 문제인데, 내 문제에 내가 어떻게 대응하느냐? 잔소리를 해서 답답함을 푸는 사람도 있고, 그 부작용이 싫어서 참는 걸로 대응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건 다 중생이 대응하는 방법입니다. 잔소리를 많이 하는 사람도 참아 가면서 해요. 참는다는 사람도 가끔 잔소리를 해요. 그러니까 그 비중이 서로 다를 뿐 근본적인 행위는 똑같습니다. 잔소리를 참을 때도, 잔소리를 할 때도 수행자는 늘 자기를 돌아봐야 합니다. 나를 중심에 놓고 사물을 보는 '자기'라는 것이 도사리고 있는 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 '나'라는 것이 만병의 원인입니다. (답답하면 96)
2. 잔소리는 내 문제.
잔소리를 할까 말까 갈등하는 것은 '아이를 위해서 하는 게 좋을까, 안 하는 게 좋을까? 를 고민하는 게 아니지요. 사실은 안 하려니 답답하고, 하려니 애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게 싫고, 그래서 둘 중에 어느 게 더 이로울까 재는 것에 불과합니다. 아이를 위해서 고민하는 게 아니고, 어떻게 하는 게 나한테 더 좋을까 고민하는 것에 불과하단 말입니다.
안 사 줄 때도 나를 위해서 안 사주고, 사 줄때도 나를 위해서 사준다고 봐야 합니다. 사 달라 할 때 안 사주는 것은 내가 보기에 안 좋아서 안 사주는 겁니다. 그런데 아이가 울고불고 해서 사 주는 것은 달래려니까 귀찮기 때문에 사주는 것입니다. 정말 아이를 위해서 안 사주려고 했으면 아이가 아무리 울고불고 팔짝 뛰어도 안 사 줘야지요. 아이를 위해서 사 준다면 처음부터 사 줘야지 왜 그렇게 괴롭힌 다음에 사줍니까? 그러니까 나의 문제로 봐야 번뇌가 사라집니다. 아이 문제라고 보는 한 해결책이 안 나옵니다. 남편이 문제가 있어서 같이 살까 말까 하는 것도 내 문제지 남편 문제가 아닙니다. 이렇게 분명한 입장이 정리될때 수행자의 자세를 가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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