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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통(횡단)학

양행과 자리이타

T1000.0 2013. 5. 2. 11:23

집안 일을 도와주는 남편과 집안 일을 도와주지 않는 남편은 <장자>의 '조삼모사/조사모삼' 우화처럼 본래 차이가 없다.

집안 일을 도와주지 않는 남편은 집안 일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집안 일을 "도와주는" 남편 역시 집안 일이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후자는 도와주는 것으로 인해 자상한 남편/아빠/사람이라는 좋은 평판을 듣고 싶은, 바라는 마음이 있기에 생각되로 되지 않으면 시비에 휩싸이고, 되려 마음 고생을 하게 된다. 

그런데 집안 일이 내 일이라는 마음을 내는 남편은 내 일이므로 달리 보상 받을 게 없고 시비할 게 없으며 나를 이롭게 할 뿐이다. 이로서 자리이타自利利他, 자기를 이롭게 하는 일이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일이 된다. 그리고 자리이타는 마음의 시비를 내 일이라는 한마음으로 조화시키고 천균天均을 따라 평상심을 유지하며 나와 남을 이롭게 하는 양행[각주:1]이다.

요컨대 수처작주隨處作主가 곧 자리이타. 어디서든 주인이 된다면 자기를 이롭게 하는 일이 바로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게 되고 이러할 때 따로 이롭게 하지 않아도 이롭게 하는 무위無爲의 삶을 산다.  

"누가 5리를 가자고 하면 10리를 가주라"는 말처럼 내 일처럼 주인의 마음을 내면 수처작주, 자리이타, 양행, 무위의 삶을 살게 된다.

 

 

  1. "그러므로 성인(聖人)은 시비를 조화시키고, 자연의 균형(天均)[즉 만물제동(萬物齊同)의 도리]에서 쉰다. 이러한 것을 양행(兩行;대립된 두 쪽이 다 순조롭게 뻗어 나가는 입장)이라고 한다." <장자 제물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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