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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카> 2부 요청 5.
인간 신체의 유동적 부분이 다른 물렁한 부분에 자주 부딪치도록 외부의 물체의 의해 결정된다면, 유동적 부분은 물렁한 부분의 표면을 변화시키고, 그러한 움직임을 불러일으킨 외부의 물체의 어떤 흔적들을 물렁한 부분에 새긴다.

1. 구두

당신이 구두를 새로 한 켤레 사서 때때로 신기 시작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1년 후 당신의 발과 구두는 분명 변해 있을 것입니다. 그것들은 더 이상 그 이전과 동일하지 않습니다. 구두는 당신의 발과 전혀 뒤섞이지 않았음에도(구두와 발이 여전히 분리된 채로 그리고 폐쇄적인 존재들로서 존재하고 있음에도) 훨씬 더 편안해졌습니다. 그것들이 이루고 있는 경계들을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고, 그것들은 어떤 식으로건 서로 침투할 수 있는 상태가 되지 않았습니다. 구두를 계속 신음으로써 생기는 편안한 느낌은 구분되는 두 체계들이 열려서 생긴 결과입니다. 그 느낌은 정말이지 다른 영역에서 일어납니다. 요점은 발과 구두 양자가 조형적이고 가변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구조는 반복적이고 순환[재귀]적인 상호작용에 의존해서 스스로를 변형시키고, 그 결과 시간이 흘러가면서 발과 구두는, 상호 조응 속에서 함께 변할 수 있습니다. 합치의 정도가 증대됩니다. 그러나 이 상호변화는 구두가 규칙적으로 그리고 일정한 빈도로 사용된다는 것을, 그리고 구두를 더 잘 신도록 우리를 끌어들이는 어떤 편안한 느낌이 존재한다는 것을 필요로 합니다. 나는 우리가 인간과 다른 동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마주침들을 발과 구두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과 똑같은 식으로 서술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조화로운 변화들 - 이것이야말로 비밀의 전부입니다 - 은 체계들 사이의 반복적이고 순환[재귀]적인 상호작용의 단순한 결과입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그 체계들의 조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호간의 구조적 변화들을 유발합니다. (함으로 135)

2. 탁자와 녹음기

그렇습니다. 그리고 불현듯, 체계 내부에서가 아니라 그것의 관계들의 영역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지각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물론 그것들이 결코 상호작용하는 체계들의 내적 특징들과 독립되어 있지 않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우리의 대화를 녹음하고 있는 녹음기를 한 번 보세요. 그것은 탁자보가 덮여져 있는 탁자 위에 있습니다. 당신이 오늘 저녁 그것을 가지고 가면, 우리는 모두 어떤 상호작용의 결과로 탁자보 위에 작은 홈이 생긴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탁자보에 생긴 홈은 녹음기의 내적 특징도, 탁자보의 내적 특징도 아니지만 분명 그 둘의 특질들에 의존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것들이 맺는 관계들의 영역에 속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것을 생명체계들에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경체계와 전체 유기체는 폐쇄적일 수 있다. 만일 그것들이 자신들이 겪는 상호작용의 과정 속에서 변화하는 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그 때 신경체계나 유기체의 내적 동학과 교차하지 않는 관계들의 역사가 펼쳐질 수 있다. 그리고 그 역도 마찬가지이다.'(함으로 136)

3.

개체가 환경과 파괴적 상호작용을 주고받지 않는 한, 관찰자인 우리에게 환경의 구조와 개체의 구조는 양립할 수 있는 것으로 또는 조화하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이렇게 양립할 수 있는 한, 환경과 개체는 서로 섭동의 원천으로 작용하면서 상태변화를 유발할 것이다. 이런 지속적인 과정을 우리는 구조접속이라 표현한 바 있다. 예컨대 자동차와 도시가 구조접속을 통해 변천해온 역사를 살펴보면, 줄이 선택적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가운데 각자 자신의 구조적 역동성 때문에 몇 차례 극적인 변화를 겪었음을 볼 수 있다. (앎의 나무 117)

4.

우리의 접근법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우리는 더 이상, 외부 세계의 재현물들을 계산하고 외부에서 오는 정보를 처리하는, 그래서 유기체의 적절한 행위와 적합한 반응들로 귀결되는 체계로서 신경체계를 서술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신경체계는 이제 그 자신의 독특한 작동 방식을 갖춘 '구조적으로 결정된'체계로 보입니다. 이 체계 안의 어떠한 변화도 단지 유발될 뿐이지, 전적으로 외부 세계의 특질들이나 성질들에 의해 결정되거나 확정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이어지는 그 자신의 변형들 만을 계산합니다.
이 통찰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신경체계 내부에서 일어나는 작동들과 그것들 외부에서 발생하는 모든 과정들 사이에 엄밀한 개념적 구분을 두어야 합니다. 또한 아주 확실히 해 두어야 하는 것은, 신경체계에는 내부도 외부도 없고 단지 상호작용하는 요소들의 폐쇄적인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내적인 상호관계들이 영구적으로 약동할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내부와 외부는 관찰자에게 존재하는 것이지 체계 그 자체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있음에서 함으로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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