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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음에서 함으로> p47 

마뚜라나  처음에는 분리를 체험합니다. 이러한 체험은 결국엔 연결됨의 통찰로 바뀝니다. 물론 나는 내가 서술하고 있는 대상의 일부가 아닙니다. 여기 탁자 위에 있는 유리잔을 가리키는 경우, 나는 그 유리잔의 일부가 아닙니다. 하지만 유리잔을 구분해 내는 것은 나와 관계되어 있어야 합니다. 나는 그것을 서술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그 구분을 사용하는 사람입니다. 또는 그 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아무도 이런 구분을 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환경으로부터 특화되어 있고 분리되어 있는 물질적인 실체 또는 관념적인 실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T2020

유리잔은, 유리잔을 구분하는 관찰자에 의존하고 있다. [연기는 원인과 결과에, 부분에, 생각에 의존해 있다는 것]
유리잔은 따로 분리되어 있는 대상이 아니며 역으로 따로 분리된 주체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주체와 대상이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단지 구분을 체험할 뿐이다. 볼 때는 봄만이 있다. 있음에서 함으로.

 

 

 

<법성게, 마음 하나에 펼쳐진 우주> p93

 

두 거울이 서로를 비추듯

 

앞서 이야기했던 꿈, 생각, 삼매 속의 영상 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마음 밖에 따로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대상도 그 자체로서 존립 근거가 없습니다. 그것들도 인식 주체인 마음과의 상관관계에서만 그와 같이 보이고 들릴 뿐 마음을 떠나서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인식 대상을 본다고 하는 것은 주체로서의 대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인식 주체인 마음에 의해서 그렇게 보여지도록 대상화된 자기 마음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거꾸로 대상이 마음으로 하여금 대상을 닮아서 작용하도록 하는 대상의 반영이 인식 주체인 마음의 작용이라 하여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마음이 대상을 만들기도 하고 대상이 마음을 만들기도 합니다. 이 말은 마음과 대상이 인식의 장에서 하나임을 뜻합니다. 이들 중 어느 하나가 먼저 있고 그것으로부터 다른 것이 파생될 수 없음을 이야기합니다.

다시말하면 마음과 대상은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은 대상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고 대상도 마음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본다는 하는 것은 대상이면서 동시에 자기 마음이고, 자기 마음이 동시에 대상이 되어 있는 관계입니다. 이것을 옛스님들께서는 두 거울이 마주 보고 서로를 비추고 있다[兩鏡雙照]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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