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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겨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 인연의 총상이 마음으로 나타난 것을 알며, 그것이 수행자의 전부임을 투철히 깨닫게 된다면, 분별에서 분별을 떠납니다. 분별에서 분별을 떠난 마음은 과거의 사실을 기억하는 분별에만 머물지 않으므로 현재를 새롭게 나타내는 인연의 마음이 됩니다. 항상 인연의 총상으로서 하나 된 상태에서 분별을 알아차리는 마음입니다. 생멸하는 가운데 생멸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여의 마음입니다.
진여의 마음을 불생불멸이라고 하여 생멸이 없다고만 이해해서는 안됩니다. 생겨난 마음이 온갖 인연을 담고 진여가 된 것이며, 사라지는 마음 또한 그렇습니다. 생멸이 분명합니다. 생멸은 인연의 장면을 담아내는 기억된 마음에 의해서 이해되기에 마음의 표상이 인연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인연이 마음이고 마음이 인연입니다.
그러므로 생멸은 무엇이 생멸이 아니고 인연 따라 나타나고 사라지는 진여입니다. 상대가 끊긴 생멸이므로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이 볼래 없습니다. '생겨나고 사라진다'는 것을 '없던 것이 생겨나고 생겨났던 것이 없어진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견해입니다. '생겨나는 것과 없어지는 것'의 본래 모습을 모르는 것입니다.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이 인연의 어울림과 상관없다고 여기기 때문이지요. 1
T1000.0 : 인연이 펼쳐지는 장에서 인연따라 생멸하는 것이 진여이므로 생멸 역시 진여. 따라서 한 마음의 생멸이 인연의 총상을 표현한 것이며 곧 진여의 마음이다. 있는 그대로의 마음. 그런데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觀한 다음의 문제는 현재를 사는 것인데, 현재를 산다는 것은 닥치지 않고선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마음이 현재를 사는 마음인지. "무지역무득 이무소득고" 지혜는 없고 또 얻을 바도 없다. 얻을 바가 없으로므로 보살은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는 고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니 두려움도 없고 전도된 꿈같은 생각을 여의니 마침내 열반에 이른다 했나.
- 정화스님 풀어씀, <대승기신론> p40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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