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코메티가 언젠가 이렇게 말햇떤 것을 나는 기억합니다. 그에게 가장 흥미로운 일은 똑같은 얼굴 위에서 날마다 구체화되는 어떤 미지의 성질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나는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잔인한 손 113) 2. 자코메티가 오늘날 유명하게 된 것ㅇ느 그 족가들 덕분이지요. 나는 사람들이 그의 드로잉들을 오랫동안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건 내 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만, 그것들은 그가 만든 가장 강렬한 작품들입니다. 나는 그의 조각 작품들 가운데 몇 개를 정말로 좋아합니다만, 초현실주의 시대에 나온 작품들이나 나 같은 유명한 작품들은 결코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것들은 그다지 성공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없지요. 자코메티의 조각들 한 보따리보다 훨씬 더 중요한 ..
놀라운 것은 지금 내가 경험하는 그대로가 도라는 것이다. 다만 너무 당연해서 깨닫기가 어렵다.
현인은 어떻까요? 현명한 사람은 주고 받습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원리를 압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고, 복을 지어야 복을 받는다고 알지요. 그래서 현인은 부지런히 복을 지어서 복을 받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성인은 주려는 생각만 있지 받으려는 생각이 없습니다. 즉 베풀고도 받으려는 생각이 없습니다. 봄에 밭 갈고 씨 뿌리고 여름에 김매고 열심히 일해 가을에 추수를 해도 필요한 사람한테 다 나눠줘 버립니다. 성인은 왜 그렇게 하는 걸까요? 농사짓는 그 자체가, 그러한 내 인생이 이미 좋은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매순간 집중해 있을 때이므로 그 일로 얻어진 수확은 행복의 찌꺼기임을 아는 것이지요. 그러니 누군가 행복의 찌꺼기인 수확을 원하면 그 사람에게 ..
'일체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마음을 내라'는 말을 듣고 '도대체 내가 저 많은 중생을 어떻게 다 제도한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중생과 나를 분리하는 상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설령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했다 하더라도 사실은 한 중생도 제도를 받은 바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왜냐하면 내가 중생을 제도한다는 것은 이미 나와 너를 구분 짓고, 구제하는 자와 구제받는 자를 구분 짓는 것이므로 상을 여읜 보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와 너를 경계짓는 마음만 사라진다면 세계는 있는 그대로 하나입니다. 본래 경계가 없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저 많은 중생을 어찌 다 제도할까?'하는 그 마음이 바로 번뇌고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인 사상입니다. 깨달음과 깨닫지 못함을 구분하지 않고, 제도한..
예를 들면 어느 날 금강경을 읽고 모든 법이 공하여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아! 이게 진짜 불법이구나. 이런 좋은 법이 있었구나!' 하고 깨치게 되었다고 합시다. 문제는 그렇게 불법을 만나고도 또 다시 법이라는 상을 짓기가 십상이라는 겁니다. '이것이 정법'이라는 상에 빠지면 '절을 다니며 복이나 비는 건 불법이 아니다', '교회에 다니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이렇게 분별심을 일으켜 이번에는 정법이라는 이름으로 참과 거짓으로 남과 다투게 됩니다. 심지어 무언가를 주장하거나 고집하는 사람을 만나면 '저 사람은 지금 상에 집착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상을 내려놓으라고 하셨는데 왜 상에 집착하는 거야?' 하며 상을 없애야 한다는 상에 빠져서 상대와 다투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람은 상을 여읜 게 이닙니다. ..
1. 어느 날 그는 그 지방 사람들이 열심히 쐐기풀을 뽑고 있는 것을 보았다. 뽑혀서 산더미처럼 수북히 쌓인 쐐기풀이 말라 비틀어져 있는 것을 보고 그는 말했다. "벌써 말라 비틀어져 버렸군. 그러나 용도를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오. 이 쐐기풀은 아직 어릴 때에는 훌륭한 야채가 되고, 쇠었을 때는 대마나 아마처럼 질긴 섬유를 얻을 수 있지요. 쐐기풀 섬유로 짠 옷감은 대마직과 맞먹소. 입사귀를 잘게 썰면 오리나 거위의 모이가 되고, 짓이겨서 주면 짐승의 털에 윤이 돌고 뿌리를 소금에 섞어 놓으면 빛깔 고운 노랑 물감이 되오. 게다가 쐐기풀 농사에 무슨 노력이 들겠소? 땅은 조금 있으면 되고 특별히 가꿀 필요가 없소. 쐐기풀 씨는 여물자마자 땅에 떨어지기 때문에 거둬들이기가 좀 어려울 뿐이오. 조금만 노력을..
하지만 의심할 바 없이, 인간의 사회생활이 사랑에 의해서만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하지 않습니까? 물론입니다. 분노, 혐오, 시기, 그리고 다양한 여타의 감정들이 우리의 사회생활의 행위들과 관계들을 형성합니다. 물론, 사랑에 기초하지 않은 공통적 존재의 다양한 변이들이 존재합니다. 군주제에 대해, 다소 이데올로기적으로 또는 종교적으로 결정된 분파들, 아니면 군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그들의 구성적인 위계들은 항상 개인들의 소멸로 귀결됩니다. 군대에는 - 만일 우리들이 군인들이나 장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우호적인 개인적 관계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 어떠한 사회관계들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내 주장입니다. 때때로 사회관계들의 작은 섬들이 (상이한 노선들을 따라 조직되는) 이러한 전체들 내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