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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의 고원들

T1000.0 2012. 11. 2. 12:30

그러나 깨닫지 못하면 청정도 청정이라고 할 수 없고, 늘 분별된 기억만을 인식의 대상으로 남기면서 그것을 다시 알아차릴 수 밖에 없습니다. 습관적인 인식의 틀이 형성된 것입니다. 이 틀을 '의意'라고 하고, 의를 통한 인식활동을 '의식意識'이라고 합니다.[각주:1]

 

T1000.0 : <대승기신론>은 '의와 의식'를 다섯가지로 부른다. 업식, 전식, 현식, 지식, 상속식. 이중에서 지식은 "오염과 청정을 분별"하는 인식으로 매우 중요하다. 색수상행식으로 치면 행에 해당한다. 행을 닦는다는 修行의 행.

 

그렇기 때문에 다섯 가지의 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의에 대한 다섯가지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별의 여력으로 형성된 기억인 업식業識이, 현재의 인연에 자신의 색깔을 입히면서[轉識], 자신의 경계를 만들고[現識], 만들어진 경계를 자신의 기억과 상응하여 다시 알아차리면서[智識], 분별된 기억을 상속시켜 가는 것[相續識]이 의라는 것이지요.[각주:2]

 

의와 대상이 함께 있는 것이 업식이며, 의와 대상으로 분별해 내는 능력이 전식이면서 현식에서 보면 인식 주관처럼 있다고 할 수 있고, 그때 '의'의 대상처럼 나타난 영상이 현식입니다.

이렇게 나누어진 인식 주관인 것과 같은 전식과 인식 대상인 것과 같은 현식 사이에서 없식의 분별 내용을 재확인하고 재구성하는 인식이 지식이며, 재구성된 인식 내용을 상속시켜 가는 것을 상속식이라고 하며, 상속식에 의해 재구성된 현재의 인연을 인식하는 것을 의식이라고 합니다.

인식 작용이 일어나는 순간은 전식이 업식에 담겨 있는 기억된 영상을 인식 대상으로 나타내고 있는 순간입니다. '현실 인식'과 '업식이 재구성하는 인연'이 겹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청정과 물듦을 분별하는 지식의 인식 작용이 일어나면서 상속된 업식의 경향성을 확인하고, 지식에 의해서 다시 재구성된 분별의 기억[念]이 상속되는 것이지요.[각주:3]

 

 

  1. 정화스님, <대승기신론> p309 [본문으로]
  2. 같은책 p314 [본문으로]
  3. 같은책 p31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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