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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그렇게도 파괴적이라고 여긴 그 진리이념이 어떻게 가볍고 유연하고 관용적인 방식으로 비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군요. 진리독단론에 대한 비판이 사람을 독단적인 반독단론자로 만들지 않을 수도 있군요. 그러니까 유연성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방법 혹은 언어를 사용해야 하나?하는 의문이 듭니다.

제게는 유머러스하고 장난기 어린 체스처가 중요합니다. 재미, 유머 그리고 위트가 제게는 가능성들로 여겨집니다. 우리는 파멸적인 사고의 범주들이 뒤로 물러나게 만들고 완전히 사라지게 만드는 그러한 놀이로 사람들을 초대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제 학생들과 약속했습니다. '실재' '사실은' '진리' '객관성'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몇 달러씩 내서 그 돈을 모아 함께 사용하기로 말입니다. 2달러를 지불하기만 한다면 당연히 실재에 대해서 얘기해도 되었지요. 그리고 진리에 대해 언급하면 그건 좀 비쌌어요. 이런 간단한 놀이의 도움으로 그런 표현들이 갖는 독재적 힘에 대한 주의가 생겨났고 이런 방식으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법을 배웠지요.

그 다른 언어는 어떤 모습인가요?

여기서는 외적 준거를 포기한 다른 사람과 저와의 대화가 문제가 됩니다. 우리가 잠시나마 '세계에 대한 그런 관점을 만들어 내는 것은 당신이며 우리가 관련을 맺는 것은 밖에 있는 이러 저러한 객관적 실재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그러면 뭔가를 말하는 사람의 그때그때의 개성이 부각되는 겁니다. '이것은 이렇다'라는 일반적인 판단이 아니라 '내 생각에는 ~'으로 시작되는 문장이 생겨납니다. 좀 과장되게 말하자면 사람들이 '내 생각에는 ~'이라는 자기준거적인 연산자를 사용하게 되며 '그것은 ~이다.'라는 외적으로 존재하는 연산자를 포기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자유롭고 멋진 대화를 허용하는 완전히 다른 관계가 생겨나게 되는 거지요. (발명품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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