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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한때입니다"와 "추울 때는 추위가 되라"는 말씀을 가슴에 새긴다.
<벽암록>에 나오는 동산선사의 문답
"몹시 춥거나 더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추위와 더위가 없는 곳으로 가면 되지 않는가?"
"추울 때는 그대 자신이 추위가 되고, 더울 때는 그대 자신이 더위가 되라."(33)
"모든 현상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끝없이 물결치며 흐릅니다. 이것이 우주의 리듬이고 실상입니다. 경제적인 불황도 인간들이 스스로 조절할 줄 모르니까, 우주의 리듬과 보이지 않는 손이 그렇게 되도록 율동했기에 발생한 것입니다. 우주가 균형의 파도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얻고 잃은 것에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얻었다고 해서 좋을 것도 없고, 잃었다고 해서 기죽을 것도 없습니다. 다 한때입니다. 그 당시에는 괴롭고 참기 어려웠던 일들도 지나고 보면 그때 그곳의 나름의 의미가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6)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의미를 모르면 끝없이 흔들리고 고통스러울 뿐입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안다면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37)
"추위와 더위를 피하려 하지 말고 너 자신이 주위가 되라고 하는 가르침도 같은 의미입니다. 그렇게 되면 추위와 더위도 미칠 수가 없습니다.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마십시오. 그것도 한때입니다. 자신에게 좋은 일이 있다고 해서 드러내 놓고 좋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조심스럽게 감사히 받아들일 뿐이지, 그것이 영원히 지속되리라고 생각하지는 마십시오. 또 불행할 때는 불행을 피하려 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것은 내 몫이고 내 차지입니다.
때때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십시오. 자신이 겪고 있는 행복이나 불행을 남의 일처럼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행복과 불행에 휩쓸리지 않고 물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늘 깨어 있으라고 수많은 영적 스승들이 말하는 것입니다. 깨어 있으라는 말은 자기 삶을 늘 주시하라는 뜻입니다. 자기 삶을 주시하고 있으면 고통과 불행이 따라오지 않습니다.
이 세상이 어떤 세상입니까? 극락도 아니고 지옥도 아닙니다. 참고 견뎌 나가야 하는 사바세계입니다. 거기에 삶의 묘미가 있습니다. 모든 일이 우리 뜻대로 흘러간다면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그 결과는 좋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려움을 모르게 되고, 삶에서 영적인 깊이가 사라집니다.
우리에게 닥친 불행은 한때이며, 내가 불러들인 삶의 매듭입니다. 좋은 일이든 궂은 일이든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조심해야 합니다. 어떤 현상이든 객관적으로 주시하라는 것입니다. 거기에 매몰되거나 빠져들지 말고 지켜봐아야 합니다."(39)
- 수행자의 질문에는 추위와 더위를 분별하고 있다. 이에 동산선사는 추위도 분별하지말고 더위도 분별하지말고 추위와 더위도 분별하지말고, 나를 따로 분별하지 말고 추울 때는 나 자신이 추위가 되고 더울 때는 나 자신이 더위가 되는 것이 삶과 일치하는 모습임을 말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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