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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매일 말을 열심히 하면 수행자가 원성실성을 통해서 자기근거를 매순간 없애고 새로운 삶을 살아야 되는데 많은 말을 하면 할수록 우리는 변계소집성의 삶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렇기 때문에 침묵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한철 수행할때 정말 필요한 말 이외에는 될 수 있는데로 줄이고 특히 칭찬이나 비난에 말에 대해서 자기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정확히 지켜가는 것이 假立된 자아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중의 하나다. 말이야말로 하는 순간 그 말에 바탕자체가 원래부터 假立되면서 변계遍計 즉 사유에 의해서 그것이 있는 것처럼 집착되는 것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이 특징이 우리의 삶을 만들어내는 업이 되서 과거나 현재나 미래가 마치 말에 흐름처럼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살아서 스스로가 자유롭지 못하고 스스로가 말 속에 얽메여 산다. 그와같은 삶을 번뇌의 삶이라고 한다."[각주:1]

 

T1000.0 : 遍計所執性은 무엇보다 "말에 집착하는 특징"이다. 말과 사물의 관계가 자의적이고 언어는 게임이며 본성이 없다는 비트겐슈타인의 성찰처럼 말이라는 것이 집착할 만한 실체가 없는 가립된 말임을 알때 우리는 언어를 통해 언어로부터 자유스러워지는데, 즉 말하되 말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에, 사유에 집착하지 않으면, 이 나가 가립된 나임을 언어의 속성을 통해 알게 되어 언어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나다. 언어는 술어의 주체를 상정하는데 주체가 없다. 니체가 든 예처럼 "번개가 친다"고 말하나 번개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이와같이 내가 생각한다고 말하나 내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1. 정화스님, <유식강의> 녹취록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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