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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말이라고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정말로 자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변계소집성에 의해서 그렇게 집착되서 자성이 없다고 하는 것이 확실히 알고 말로부터 자유스러워지고, 그렇다면 비춰진 사물들은 또 어떤 것들이냐, 비춰진 사물들은 우리 마음상태가 어떻느냐에 따라서 그렇게 비춰지기 시작한다. 止가 깊어지면 과거의 말을 통해서 비춰지던 사물들의 기운들이 다 쉬게 되면 드디어 말의 얽매임 없이 사물을 보게 하는 힘이 생기면서 생각하는대로 사물이 비춰진다. 그전에는 이미 가립된 즉 언어를 통해서 세워진 영상이 비춰졌는데 이제 마음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서 사물들이 늘 새롭게 비춰지기 시작한다. 사물이라고 하는 것은 마음상태가 어떠냐에 따라서 사물이 매순간 새롭게 비춰지기 시작한다. 이로써 觀行이 깊어지기 시작한다. 지와 관이 깊어지게 되면 언어와 사물로부터 우리가 자유스럽게 된다. 비춰진 사물이란 것도 우리 마음 가운데 동일한 영상으로 비춰져서 거기에 따라서 이름을 붙여줬는데 이름으로부터도 자유스러워지고 이름을 통해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이름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지면 과거의 훈습으로 익혀온 사유시스템이 붕괴되고 마음이 자유롭게 되면서 사물들이 새롭게 비춰지는 관행이 익어가니까 이제 사물도 우리가 생각하는데로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것을 이해하면서 더 마음이 깊어지니까 사물을 마음대로 마음이 지어내기 시작한다. 일체 모든 현상들이 처음에는 사물을 통해서 마음이 각성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더 깊어지면 마음에 의해서 사물들이 그렇게 보여지기 시작하니까 사물들도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고 그 자체가 허망하다고 하는 것에 의해서 우리가 보는대로 보이는 이름이나 사물들은 그 자체로 자성을 가지고 있지않다라고 이해하게 된다. 대상이라고하는 것이 철저히 마음이 만들어내서 그렇게 보인다라고 하는 것을 알게되면 될수록 대상에 대해서 집착이 사라져 간다. 그전에는 대상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대상에 가치가 있거나 가치가 없다거나 이런 모습이나 저런모습이라고 하는 것들이 철저히 언어와 마음을 통해서 가립되서 만들어 놓은 것을 따라갔는데 이제 마음이 그와 같은 것을 따라가지 않으면 마음이 대상을 만들내는 작용이 그친다. 마음이 없어지고 자기가 생각하는 대상만을 독로하게 비춰지기 시작할 때를 삼매라고 부른다. 삼매가 깊어져야 이와 같이 설립된 변계소집성의 업력이 소멸되간다."[각주:1]

 

T1000.0 : 기존의 보는 방식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 대상을 보았을 때 이 대상은 이제 마음이 만들어낸다.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이 그와 같다. 화가들은 사물을 면밀히 觀하여 보니 기존의 보는 방식대로, 기존의 사유체계대로 사물이 보이지 않음을 알아차려 기존의 보는 방식을 止하고 자신의 인상되로 사물을 그린다. 즉 마음이 대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대상이라고 하는 것이 마음이 만들어내는 것임을 알게되면 대상도 따로 실체가 없는 空이므로 대상에 대한 집착이 사라진다.

지금 자신에게 그렇게 보이는 대상은 이미 만들어진 사유체계를 통해 그렇게 보는 것임을 순간마다 알아차려야한다. 이러한 경험을 일상생활에서 실험해보자. 예를 들어 내가 아내를 보는 시선이나 아들을 보는 시선에서 순간마다 알아차려보자. 실험이 깊어질수록 업력이 소멸될 것인데, 번뇌가 일때마다 집착하고 있다는 신호로 삼아 방하착放下着, 모든 걸, 그냥 내려놓자. 

 

 

  1. 정화스님 <유식강의> 녹취록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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