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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고자 하는 마음인 욕망에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나와 나의 소유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과 나와 나의 소유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입니다. 욕망인 의도에서 보면 둘 다 업을 짓는 것이지만, 한편은 번뇌의 괴로움을 증장시키는 욕망이고, 다른 한편은 번뇌의 업장을 덜어 내는 욕망입니다.

진여의 빈 자리나 인연의 총상에서 보면 늘어나는 것도 없고 줄어드는 것도 없지만, 별상인 한 사람의 삶에서 보면 늘어남도 있고 줄어듦도 있습니다. 곧 번뇌의 습관이 증장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며, 선업이 증장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합니다.

번뇌의 습관을 줄이고 선업을 늘리는 의도적인 집중이 중요합니다. 빈 자리만을 고집하는 것은 삶을 제대로 본 것이 아닙니다. 수행자들 가운데 인연의 공성에 치우쳐 함부로 사는 분들이 있었던 것도 깨달음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가져온 결과입니다.[각주:1]

 

T1000.0 : 현대서양철학에서도 욕망에 대한 두가지 방향이 있는데 하나는 욕망을 결여로 보는 것이고 하나는 욕망을 생산으로 보는 것이다. 전자의 시선은 채울 수 없는 욕망이니 번뇌의 괴로움을 증장시키는 욕망이 되겠고 후자의 시선은 내적으로 충만한 욕망이니 번뇌의 업장을 덜어내는 욕망이 아닌가 한다. 내적 허무와 내적 충만으로 요약할 수 있는 이 욕망의 두가지 방향 중에서 사회적 욕망이 향해야할 욕망의 방향을 생각해본다. 

 

 

  1. <대승기신론> p25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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