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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아무런 정해진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모든 목적원인은 인간의 허구일 뿐이라는 것 등을 지금 밝히는 데는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나는 목적에 관한 이 설이 자연을 전적으로 전도시킨다는 점을 덧붙이고 싶다. 왜냐하면 실제로는 원인인 것을, 그것은 결과로 여기고, 또 역으로 <결과인 것을 그것은 원인으로 여기기>때문이다. 또 본성적으로 먼저인 것을, 그것은 뒤따르는 것으로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고이며 가장 완전한 것을, 그것은 가장 불완전한 것으로 만든다.

왜냐하면 (앞의 두가지는 그 자체로 명백하므로 생략하고) 정리 21,22,23에서 입증된 것처럼, 신에 의해 직접적으로 산출된 결과는 가장 완전하며, 사물은 그것을 산출하기 위해 필요한 중간원인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불완전하다. 그러나 만일 신의 의해 직접적으로 산출된 사물들이 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면, 그 최후의 사물들은, 그것들을 위해 처음의 것들이 만들어졌을 것[이므로],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우수한 것이 될 것이다. 또, 이 설(說)은 신의 완전성을 부정한다. 왜냐하면 만일 신의 목적을 위하여 활동한다면, 신은 필연적으로 자신에게 결핍된 어떤 것을 추구하고 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다.[각주:1]

 

T1000.0 : 스피노자가 지적하는 '전도몽상'의 세번째는 가장 완전한 것을 가장 불완전한 것으로 뒤집는 것. 신은 완전하므로 신의 본성상 신이 만든 처음의 있는 그대로가 가장 완전한 것. 그렇지 않다면 신이 창조물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결핍된 상태로 만들었다는 것인데 이는 직접적인 창조물이 불완전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있는 그대로가 가장 완전하여 더 얻을 것이 없고 또 더 얻고자 하는 것이 가장 불완전한 것으로 가는 전도몽상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성형수술이 대표적인 예가 되겠다. 

 

 

  1. <에티카> 1부 부록. p9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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