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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때문에 관觀을 수행할 때 모든 유의법有爲法, 곧 마음과 몸 그리고 모든 경계들이 꿈과 같고 구름과 같이 무상한 줄 살펴 알아야 합니다. 유위법에 집착하는 것은 쓸데없이 괴로움을 만드는 것이며, 집착은 인연의 흐름을 가로막아 몸과 마음을 오염시킬 뿐입니다. 하나도 즐거운 것이 없습니다. 무상을 보고 집착된 '나'가 없어진 자리에 자비심이 자란다고 하겠습니다.

무상한 인연 속에 살고 있으면서 받지 않아도 될 아픔을 겪고 있는 뭇 생명들에 대한 연민심으로 자비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힘닿는 데까지 뭇 생명의 아품을 껴안고 치유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으로 잠과 망상과 게으름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뭇 생명의 아픔을 힘닿는 데까지 껴안겠다는 각오가 이익과 명예등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 성찰의 완성을 이루고 대승 보살의 자비행을 실천하게 합니다. 생명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智慧]과 나눔에 대한 실천[慈悲]입니다.

지혜智慧와 자비慈悲가 공성인 인연의 모습이며, '다름'속에 '같음'을 담아내는 그릇이 됩니다. 그렇기에 수행자는 게으르지도 않지만 서두르지도 않으면서 지혜와 자비의 실천을 한 발 한 발 걷는 것입니다.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잘 알아차리면서 한 발 한 발 그렇게 걷는 것입니다. 수행이 익어지는 것이 수행자의 바람이겠지만, 익어진 상태만을 바란다면 수행을 하면서도 만족하지 못한 욕망의 지배를 받게 되니, 조심하여 살펴야 합니다.

 

좌선 수행을 할 때는 '지수행'에 전념하고, 그 밖의 생활에서는 '관수행'을 통해 만나는 현상마다 무상과 무아임을 관찰하고 자비심을 길러야 합니다. 곧 좌선 수행을 할 때 잠이나 망상 등 때문에 '마음 뿐[唯心]'이라는 정념正念에 전념하기 어려우면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무상관과 제법무아諸法無我의 무아관, 일체개고一切皆苦의 고관, 관신부정觀身不淨의 부정관, 십이인연의 연기관緣起觀 등을 하거나, 일어나 행선行禪등을 하면서 보살행으로서 해야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각주:1]

 

T1000,0 :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알아차리면서 지혜와 자비의 실천을 한발 한발 양발로 걷는 것을 가슴에 새긴다. 해야 할 일은, 항상 깨어있어 한 생각 일어날 때마다 알아차려 머뭄 바 없이 마음을 내어 인연을 따라 행하는 것이고 해서는 안 될 일은, 한 마음 일어날때 알아차리지 못하고 또는 알아차린다 해도 마음에 이끌려 현재를 외면하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할 것들일 것이다.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이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니 수행으로 순간순간 알아차려 걸림이 없도록 넘어지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며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다만 할 뿐이다.   

 

 

  1. <대승기신론2> p43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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