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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타관[止觀]과 위빠사나관[觀觀]의 수행으로 인연마다 마음이 만든 줄 알고[止觀], 인연 따라 생기고 없어지는 것이 허깨비인 줄 알며 쓸데없는 집착으로 힘들어하는 중생에 대한 자비심을 길러[觀觀], '머묾 없는 마음[無住心]'으로 '마음조차 없는 마음[無心心]'을 증득하여야 대승에 대한 신심을 성취합니다.

지관 수행으로 신심을 성취한다는 것은 인연이 마음이며, 마음이 인연을 인연 되게 하는 것임을 사유하고 관찰하여 법계가 한마음이며 한 생명이라는 믿음이 확해진다는 것입니다. 인연이 마음이 되니 마음조차 없다는 데서 진여의 공성을 믿고, 모든 인연을 통해서 진여의 공덕이 실현되고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마음 그침인 '지수행'과 인연의 무상을 알아차리는 '관수행'을 같이 닦는 것이 필요합니다. 곧 모든 인연을 알아차리되[觀] 이미 갖고 있는 분별로 보지 않는 것이며[止], 인연에 따른 분별이 무상한 것으로 허망한 것임을 알아[止], 허망한 집착을 여의는 것입니다[觀].[각주:1]

 

T1000.0 : 멈추고 보기는 마음 알아차리기. 몸말맘과 우주가 세세하게 상호작용하는 모든 인연들의 질서는 알수가 없으나 한 마음 한 마음이 인연따라 일어나는 인연의 총상總相임을 앎으로 인연과 앎이 하나의 장으로 이어져 오직 마음 뿐이다. 보는 나도 없고 보이는 마음도 없이 오직 마음 뿐이므로 '마음조차 없는 마음'이다. 본래 인연의 흐름 뿐인 것이 마음의 흐름 뿐이 '되니' 마음조차 없는, 있는 그대로의 공성空性을 믿고, 즉 그자체로는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닌 진여의 공성과 모든 인연을 통해 진여의 공덕이 실현되고 있음이 한마음으로 드러나니 마음은 진여門이면서 생멸門이다. 일체 모든 것이 이 문, 마음에서 비롯된다[玄之又玄 衆妙之門].        

이 마음을 알아차림으로써 인연의 공성을 알고 또한 인연의 공덕을 알기에 맑은 거울이 사물을 비추듯 드러나는 마음마다 실상이면서 드러나는 마음마다 허상인데 이는 맑은 거울에 한 사물이 새겨지면 다른 사물이 와도 비추지 못하니 말하자면 거울은 실상을 비추기 위해 실상을 허상으로 해체한다고 하겠다. 그런데 거울의 입장에서 보면, 즉 진여를 드러내는 입장에서 보면, 생성하는 것도 아니고 해체하는 것도 아니면서 생멸하는 것이고 또 생멸만을 놓고 보면 있다가도 없어지는 허상이고 허망한 것이니 실상이 허상이고 허상이 실상이며 진여가 생멸이다.

실상이 허상이고 허상이 실상이니 실상이라해도 틀리고 허상이라해도 틀리니 실상에도 머물지 않고 허상에도 머물지 않는 것을 두고 허망한 것임을 알아[止] 허망한 집착을 여의는 것[觀]이라 한다. 

지관수행은 무의식을 다루는 수행으로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데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일어나는 '화'나 '욕망'을 문제 삼아 '왜 일어날까?' 스스로에게 묻고 물어[止] 행하면[觀] 그자체가 지관수행이 된다. 다만 할 뿐.       

 

지수행은 지수행으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관수행을 이끌고 관수행이 관수행으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수행을 오롯하게 합니다. 지수행과 관수행을 같이 닦아야 진여공성의 무념無念과 상응하고 무념인 무부별심無分別心으로 인연을 새롭게 읽을 수 있으며, 무념으로 아상이 사라진 자리에서 상호 의존하고 있는 생명연대를 보게 되므로 인연을 이루고 이웃 생명들에 대해 대비심을 기를 수 있습니다.

'분별심分別心'을 그치면서[止]' 인연의 흐름에 충실한 앎이 있게 되고[觀], '인연의 흐름을 보는 앎[觀]'에 의해서 미세한 분별의 허구성까지도 알아차려 진여인 무분별심이 드러납니다[止]. 지관止觀과 관관觀觀이 상응하여 지와 관의 수습修習이 함게 깊어 가는 것입니다.

지止와 관觀이 함께 익어지면서 무분별심으로 생멸하는 마음의 허망성을 늘 분명하게 보고, 생멸심의 망념이 사라지는 것에서 무분별심이 대비심의 무아공관無我空觀을 실천하는 힘이 된다는 것이지요. 지와 관을 하나의 수행문으로 묶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각주:2]

 

 

  1. <대승기신론> p 370 [본문으로]
  2. 같은 책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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