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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정신의 본성 및 기원에 대하여'의 마지막 부분 인용.
마지막으로 이 이론의 인식으로부터 어떠한 실제적인 이점들이 생기는지 밝히는 것이 남아 있다. 그것을 우리는 다음의 사항들에서 쉽게 알 수 있다.
1. 이 이론은, 우리가 신의 명령에 의해서만 행동하며, 신의 본성을 나누어 갖는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행동이 보다 더 완전하고 우리가 신을 보다 많이 인식함에 따라서 더욱더 그러하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그러므로 이 이론은, 우리의 마음을 완전히 평정하게 해줄뿐만 아니라, 우리의 최고의 행복 또는 지복이 어디에 있는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즉, 우리의 최고의 행복 또는 지복은 신에 대한 인식에만 있으며, 이 인식에 의해서 우리는 사랑과 도외심이 권고하는 것들만을 행하도록 인도된다. 이것으로부터 덕 그 자체와 신에 대한 봉사가 행복 그 자체이자 최고의 자유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마치 가장 비천한 굴종에 대해서처럼 덕과 선행에 대해서도 신으로부터 최대로 보상받아 영광스러워지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덕에 대한 참다운 평가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우리는 명확히 이해한다.
선불교에서는 '평상심이 도'라고 한다. 스피노자에게서도 평정심과 최고의 행복에 대한 언급이 있어 흥미롭다. 여기 스피노자의 신을 법이나 도라는 말로 새겨 읽으면 그 뜻이 통한다.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달마를 마주한 양무제가 그에게 물었다. 나의 공덕이 어떠한지? 달마의 대답은 '무'였다. 공덕이 없다라고. 왜냐하면 마치 가장 비천한 굴종에 대해서처럼 덕과 선행에 대해서도 신으로부터 최대로 보상받아 영광스러워지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덕에 대한 참다운 평가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명확히 이해하기 때문에. 법이니 도니 신이니 다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에 불과하다.
인용한 김에 나머지 2,3,4도 옮겨논다.
2. 이 이론은 운명에 관해서, 또는 우리의 능력 안에 없는 것들에 관해서, 즉 우리의 본성에서 생기지 않는 것들에 관해서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즉, 우리는 운명의 양면을 태연한 자세로 기다리고 견뎌내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삼각형의 본질에서 세 각의 합이 2직각과 같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과 똑같은 필연성을 가지고 모든 것은 신의 영원한 섭리에서 생겨 나오기 때문이다.
3. 이 이론은 우리의 사회생활에 기여한다. 왜냐하면 이 이론은 우리에게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업신여기지 않고 비웃지 않으며, 그 누구에 대해서도 성내지 않고 시기하지 않는 자세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이 이론은 각자 자신이 소유한 것으로써 만족해야하며, 자신의 이웃에 대해서는, 여성적인 동정이나, 편애 또는 미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성의 지도에 의하여, 시기와 사정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 원조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이것에 대해서는 제4부에 밝힐 것이다.
4.마지막으로, 이 이론은 국가 공동체를 위해서도 적지 않게 이바지한다. 왜냐하면 이 이론은 시민들을 어떤 방식으로 통치하고 지도할 것인지를, 즉 시민들이 노예처럼 일하지 않고 자유롭게 최선의 것을 행하도록 통치하고 지도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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