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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후회란 우리가 정신의 자유로운 결심에 의하여 행하였다고 믿는 어떤 행위의 관념을 수반하는 슬픔이다.
해명: 우리는 이 감정들의 원인을 정리 51의 주석, 그리고 정리 53, 54, 55 및 그것의 주석에서 제시했다. 정신의 자유로운 결심에 관해서는 제2부 정리 35의 주석을 참조하시라.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은, 습관적으로 나쁘다고 불리는 모든 행위에는 슬픔이 따르고, 올바르다고 불리는 모든 행위에는 기쁨이 따른다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주로 교육에 달려있음을 우리는 앞에서 말한 것에 의해 쉽게 이해하기 때문이다. 부모는 나쁘다고 불리는 행위를 비난하고, 그런 행위 때문에 자녀들을 자주 꾸짖음으로써, 또 반대로 올바르다고 불리는 행위를 권하고 칭찬함으로써, 슬픔의 감정이 전자와 그리고 기쁨의 감정이 후자와 결합하도록 만들었다. 이것은 경험 자체에 의해서도 확인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동일한 습관과 종교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로 어떤 사람에게 신성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모독적인 것이며, 또 어떤 사람에게 명예로운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망신스러운 것이다. 그런고로 각자는 교육받은 것에 따라 어떤 행위에 대해 후회하기도 하고 또 자랑하기도 한다. 1
T1000.0 : 후회의 실상은 우연과 교육, 문화에 의해 형성된 업습에 따른 행동을 자신의 자유로운 결심에 의해 행한다고 믿는 오해에 기초하고 있다. 때문에 후회할 일이 '생각되어지는' 기준이 바뀌면 자랑할 일로도 바뀐다. 후회할 일이란 게 본래는 없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하나의 행위가 관점에 따라 후회로 또는 자랑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즉 행위 자체는 공空하다.
어쨌든 행동을 하는 이상 후회가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허나 후회에 집착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된다.
달라이 라마는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그런 후회스런 느낌에 대처하셨습니까? 어떻게 그런 느낌을 없앨 수 있었습니까?"
달라이 라마는 잠시 조용히 생각하더니, 이윽고 대답했다.
"난 그 감정을 없애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아직도 내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말했다.
"하지만 후회하는 마음이 아직 있더라도, 그것은 나를 짓누르거나 과거에 얽매이게 만들진 않습니다. 후회스런 감정이 나를 짓누르고, 쓸데없이 나에게 좌절감과 우울한 느낌을 주고, 내가 최선을 다해 사는 데 방해가 된다면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될 것입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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