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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하나의 사건에 대한 유일하고 모두에게 타당한 해석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객관성 명령이 토대를 상실하게 되네요. 왜냐하면 어떤 진술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확정짓기 위해서는 하나의 해석에 대한 합의가 적어도 가능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어야 하니까요. 어떤 사태에 대한 객관적인 기술을 직업성격으로 갖는 언론인들에게 당신은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요?

 

그에 맞는 짧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가 스탠포드 대학에서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저는 장래의 언론이들에게 강연을 하기위해 그곳에 갔었습니다. 학과 건물을 들어서면서 저는 문 위에 금언이 적힌 것을 봤습니다. '있는 그대로 말하라Tell it as it is!' 저는 들어가서 제 강연을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신사 숙녀 여러분, 저는 그 문장을 보고 기뻤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문장이 약간 달라져야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되어야 합니다. 당신이 말하는 대로 있는 것이다! It is as you tell it! 원래의 표현은 자기 자신의 보도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벗어나는 데에만 기여합니다. 당신들은 그런 방식으로 수동적인 기록자들 혹은 녹음기로 유형화되는 겁니다. 그에 반해 저는 당신들이 어떤 일을 관찰하고 어떤 말을 사용함으로써 있었던 것을 창출한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어느 누구도 어떤 일을 있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있었던 일은 다른 사람들의 설명을 통해서 재구성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대한 모든 기술은 과거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들의 발명품입니다."

 

그런 견해에 다수의 언론인들은 반대할 것입니다. 설문을 보면 그렇습니다. ZDF(독일의 제2공영방송)의 편집장인 클라우스 브레서는 '언론인들은 있는 것을 보도해야 한다. 그들은 진실과 거짓을, 밀과 겨를 구분해야한다'라고 쓰고 있습니다. 

 

글쎄, 그 훌륭한 사람이 뭐가 겨인지 그리고 무엇이 밀로 여겨져야 하는지를 규정하네요. 자기의 밀은 전달되고 시장에 내보내지는 반면 자기가 겨로 여기는 것을 그는 던져 버리는 군요. 그런데 보도가치가 있는 것과 무시되어야 할 사건간의 그런 구분은 그의 동료에게는 다르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의 동료에게는 겨가 밀로 보일수도 있음을 생각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하더라도 현실에 대한 평가가 자의적일 수는 없잖아요?

 

말해지는 모든 것은 인지하는 기계를 거쳐 지나갑니다. 그러면 그 기계는 입에서 나오는 소음 혹은 종이 위에 있는 긁적임을 가지고 세계를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듣고 보고 읽는 다른 사람은 다시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방식으로 그러한 세계를 산출해 내고요. 누가 과연 진리를 소유하고 있을까요? 사랑하는 신이 이 물음을 결정해  줄 메시지를 하늘에 적어줄까요? 실제 어땠는지 누가 압니까? 아무도 모른다고 말하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진지한 뉴욕타임즈는 끔찍한 연예지인 <내셔널 인콰이어러>와는 다른 소식들을 인쇄한다는 겁니다. 이게 다입니다. 우리는 다만 (일어난 일에 대한 ) 그림들만을 갖고 있고, 그 그림들을 우리는 다른 그림들과 비교할 수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어떤 보도를 그리고 어떤 사진을 믿고 싶어 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을 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차라리 뉴욕타임즈 편을 들고 싶습니다. 늘 섹스와 살인을 다루는 내셔널 인콰어어러의 사진과 글들은 그에 반해서 저와 맞지 않습니다. 

 

사진조차도 현실을 반영하는 게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겁니까? 

 

우스갯소리 한 토막으로 그 물음에 답하고 싶습니다. 그림을 살 수 있는 충분한 돈을 가진 어떤 부유한 미국 여행자가 피카소가 살고 있는 성을 방문했습니다. 피카소는 기뻐서 그를 여기저기로 안내하면서 자신의 그림들을 보여줬습니다. 마침내 그 미국인이 말했습니다. "존경하는 피카소 씨, 당신은 왜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습니까?" 그에 피카소는 되물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됩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사람들이 어떻습니까? 제게 예를 들어 주시겠습니까?" 그러자 그 미국인은 지갑을 꺼내서는 속에 있던 작은 사진을 끄집어내고서 말했습니다. "여기 생긴 그대로의 제 아내 있죠?" 피카소는 흥미롭게 그 사진을 손에 받아 들고는 그 사진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얘기했습니다. "아, 이게 당신의 아내로군요. 참 작군요, 당신의 아내는, 그리고 아주 평면적이군요!"(발명품이다 162)


2.

 

오직 다를 뿐.

 

정의란 다른 것들 중에, 어느 하나라고 할 수 있나? 구조적 정합성, 시대정신과의 정합성. 아니다 이 또한 누가 판단해야하지 않나! 그러므로 정치적 정의는 그림에 대한 선호. 예컨대 민주당이 옳아서가 아니라 그들이 만들겠다는 세상을 믿고 싶다고 결정하는. 혹은 내가 만들고 싶은, 살고 싶은 것에, 정의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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