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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무엇인가?' 누구나 한번쯤 해 보았을 이 쉽지않은 철학적 물음에 가장 명쾌한 답을 주는 것은 불교다. 불교는 나는 오온이다.라고 한다. 오온이란 무엇인가? 「반야심경」에선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수행을 하실때 오온이 모두 공함을 비춰보시고 일체의 괴로움을 건넌다. 오온이 모두 공함을 깨달는게 불교의 핵심이다. 오온(五蘊)은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의 쌓임(蘊)이다. 색은 몸이고 수상행식은 마음의 작용이다. 다시말해서 오온은 지금의[蘊] 몸과 마음이다. 즉 오온이 나라는 것은 나란, 몸과 마음의 작용들이 쌓여 이룬 것인데, 이 오온이 모두 공(空)하다는 것이 불교의 핵심사상이고 이는 무아(無我)란 말로 요약된다. 한가지 눈여겨 볼 특징은 불교가 마음의 종교라는 것이다. 몸을 가리키는 말은 색 하나이고 마음을 가리키는 말은 수상행식으로 자세하다. 반야심경에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로 몸의 감각기관을 다루긴 하지만 불교는 자율 신경에 의해 의식의 통제를 받지않는 몸의 몸통(오장육부)에 관해서는 자세하지 못하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몸을 더 자세하게 다룬다. 한의학에선 몸을 오행으로 파악한다. 오행은 목화토금수이며 이 다섯가지 속성은 상생상극의 관계를 맺으며 균형을 이루는데 한의학은 몸의 장기들인 오장[간장,심장,비장,폐장,신장]을 비롯해 온 몸을 오행의 작용으로 이해하고 있다. 심장은 오행의 화에 해당하며 마음이 드러나는 곳으로 보았다. 불교는 마음을, 한의학은 몸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오온과 오행. 이 둘은 분명히 서로 다르면서 또 일맥 상통하는 것이 있다고 하겠다. 마치 같은 산을 오르는 다른 길처럼 같은 산은 '나'이고 다른 길은 오온과 오행인 셈이다. 꿈을 예로 들면 불교와 한의학 모두 공히 꿈꾸지 말고 꿈에서 깰 것을 요구한다. 불교는 꿈은 마음[八識]의 작용이며, 꿈을 멀리하라고[원리전도몽상 1遠離顚倒夢想] 하는데 쉽게 말하면 꿈은 깨라고 한다. 반면 한의학은 꿈은 몸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꾸게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예컨데 오장 중에 신장이 강하여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 야한 꿈을 꾼다.(신장은 정(精)과 관련된 곳이다.) 몸의 균형이 잘 맞으면 꿈을 꾸지 않는다고 한의학은 보고있다. 여하튼 주목하고 싶은 것은 나는 지금의 몸과 마음이고 그런데 몸도 마음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것의 이치를 불교와 한의학이 말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 이치를 꽤 뚫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균형있게 일치하도록 배치한다면 예컨데 욕망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이 물처럼 흐르는 자연스로운 자유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나 오온'은 불교와 한의학 <동의보감>, 그리고 스피노자의 철학 <윤리학>을 주목한다.
- 불교의 종교적 특징은 믿음이 아니라 깨달음을 강조하는데 있다. 불교가 깨달음의 종교라면 기독교는 믿음의 종교라 하겠다. 그러나 깨달음과 믿음의 차이는 따지고 보면 불분명하다. 깨닫든 믿든 그 깨달음 바나 믿는 바를 행함으로 보여주는 것이 종교의 바른 길이지 내 믿음이 옳다고, 내 깨달음이 옳다고 말하는 것은 모두 무의미한 소리, 헛소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것 또한 무의미한 헛소리이니 그 행함으로 보여줄 수 있을 뿐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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