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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차 재목이 되기도 하고 재목이 되지 못하기도 하는 중간에 처신하겠다. 그러나 재목이 되고 재목이 되지 않는 것의 중간이란 것은 도와 비슷한 것 같으나 도가 아니다. 그러니 얽매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만약 도와 덕을 타고 유유히 떠다니는 자라면 그렇지 않다. 칭찬도 없고 비방도 없으며, 한번은 용이 되었다가 한번은 뱀이 되었다가 시간과 더불어 변화하면서 한 곳에 집착하지 않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조화로움을 자신의 법도로 삼을 것이다. 만물의 근원에서 노닐면서 사물을 사물로서 부리되 외물에 의해 사물로서의 부림을 받지 않을 것이니 어찌 얽매임이 있겠느냐! 이것이 바로 신농과 황제의 법칙인 것이다. 그러나 만물의 정황이나 인간 세상의 습속은 그렇지 않다. 모이면 흩어지고, 이루면 무너지고, 모가 나면 깍이고, 높아지면 비난받고, 해 놓으면 허물게 되며, 어질면 모함을 받고, 어리석으면 속임을 당한다. 그러니 어찌 화를 면할 수 있겠는가! 안타깝도다! 너희들은 기억하라. 오직 도와 덕의 근본에서만이 그렇게 될 수 있느니라!
-『장자』「산목」
mlwlab: <장자>에 나오는 신농과 황제의 법칙은 중도와 그 궤를 같이한다. 양극단의 중간이 "도와 비슷한 것 같으나 도가 아니다"라는 하는 것은 중도가 양극단의 사이에서 끊임없는 중심이동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중도는 "시간과 더불어 변화하면서 한 곳에 집착하지 않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조화로움을 자신의 법도로 삼"는다. 그런데 인간 세상의 습속 가운데에서 이루는 신농과 황제의 법칙은 쉬운 일이 아닌데, "재목이 되기도 하고 재목이 되지 못하기도 하는 중간에 처신하는" 처세술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오직 중도[도와 덕의 근본에서만]로써만이 흔들리지 않고, 얽매이지않고, 그렇게 될 수 있다! 1
- 이에 관해서는 <제왕학에서 리더십으로 1:중도>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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