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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객 지황은 처음에 오조를 참례한 적이 있다. 그는 스스로 말하기를 "이미 선정을 얻었도다"하고는 늘 암자에 있으면서 참선하기를 이십여년이나 되었다. 조사의 제자 현책이 사방을 다니다가 하삭이라는 곳에 이르러 지황의 이름을 듣고 암자에 들렸다. 그리고 그에게 물었다.)

현책: 스님은 여기서 무엇을 합니까?

지황: 입정합니다.

현책: 정에 든다하셨는데 마음이 있어서 듭니까. 마음이 없어서 듭니까? 만약 마음이 없이 정에 든다면 생명 없는 초목이나

흙, 바위등도 마땅히 정에 든 것이요. 만약 마음이 있어 정에 든다면 번뇌를 가진 뭇 중생들도 마땅히 정을 얻을 것이

아닙니까.

지황: 나는 정에 들어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마음이 있음을 보지 못했습니다.

현책: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는 마음을 보지 않는다면 그것은 항상 정(定)인데 어째서 나고 드는 것이 있습니까? 만약 나고 드는 것이 있다면 곧 큰 정은 아닙니다.

지황: 스님은 누구를 스승으로 모십니까.

현책: 나의 스승은 조계산의 육조대사입니다.

지황: 육조스님은 무엇으로써 선정을 삼습니까.

현책: 우리 스승님이 설하시는 바는 묘하고 맑고 둥글고 고요하여 그 체와 용이 여여하며 오온이 본래 비었고 여섯 경계가 있지 않으므로 나아감도 아니고, 들어옴도 아니며, 고요함도 아니고 어지러움도 아닙니다. 선이란 머무름이 없는 것이요, 그리하여 선의 고요한데 머무름을 떠났고, 선이란 태어남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선이라는 관념을 내는 것을 떠났습니다. 마음이 허공과 같지만 허공과 같다는 헤아림도 없으십니다.

(지황이 이 말을 듣고 곧 바로 와서 조사를 뵈었다.)

- 정병조 해설 <육조단경> p156

 

   대승인과 최상승인의 차이  

마음이 있지도 없지도 않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있지도 없지도 않음을 분별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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