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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작용하는 유기체 안에서 일어나는 뉴런그물체의 끊임없는 미시적 변화가 정확히 어떤 기제를 따르건우리는 그런 변화를 국부적으로 한정하거나 또는 각 경험에 그런 변화가 하나씩 대응하는 식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이를테면 어느 개의 머릿속 한 구석에 그 개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것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첫째로 신경게 안에서 유발된 모든 구조변화는 뉴런그물체 안에서 일어난 상대적인 흥분의 변화이므로 널리 흩어져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둘째로 행동이란 (예컨대 자기 이름에 반응하는 일이란) 이런저런 행위들을 관찰자가 기술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이런 행위들을 일으킨 특정 감각운동적 상관관계들을 엄밀히 말해 신경계 전체가 작업한 결과라 하겠다.
신경계가 매우 신축적이라고 말하는 까닭은 그것이 세상 사물에 대한 모사 또는 기억의 흔적을 만들어내기 때문이 아니라, 상호작용의 결과로 신경체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환경의 변화와 줄곧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런 조화가 관찰자에게는 적절한 학습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란 뉴런들과 (그것들이 통합하는) 유기체와 (그 둘과 상호작용하는) 환경이 서로 구조변화를 유발하면서 구조적으로 접속되어 있는 일 뿐이다. 유기체와 신경계는 그것들이 작업을 계속하는 한 자신의 다음 작업의 바탕이 될 구조변화를 선택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기체는 해체된다.
관찰자에게는 유기체의 활동이 마치 변화하는 환경에 알맞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관찰자는 학습이란 말을 쓴다. 관찰자에게는 유기체가 상호작용할 때 주의 환경에 대응하여 신경계에 구조변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신경계의 작업방식을 바탕으로 볼 때는 오직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유기체와 환경 사이에 구조접속(곧 적응)이 매순간 보존되는 경로를 끊임없이 밟아가는 구조적 표류가 있을 뿐이다. (앎의 나무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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