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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정리 58. 주석.
이상은 기쁨과 슬픔의 감정에 관하여 내가 주의하려고 한 것들이다. 여러 욕망에 관하여 말하자면, 그것들은, 물론, 선한 감정 또는 악한 감정에서 생긴 한에 있어서 선하거나 악하다. 그러나 욕망은, 수동적인 감정 때문에 우리들 안에 생기는 한에 있어서, 사실은 모두 맹목적이다(우리가 정리 44의 주석에서 말한 것에 의해 쉽게 추론될 수 있는 것처럼). 그리고 만일 인간이 오직 이성의 지령에 따라서만 생활하도록 쉽게 이끌어질 수 있다면, 그러한 욕망은 전혀 쓸모가 없을 것이다. 이것을 나는 이제 간단히 증명할 것이다.
정리 59. 우리는 수동적인 감정에 의하여 결정되는 모든 활동에 그러한 감정 없이도 이성에 의하여 결정될 수 있다.
증명: 이성에 따라서 행동한다는 것은 (제3부 정리 3과 정의 2에 의해) 그 자체만으로 고찰된 우리의 본성의 필연성에서 나오는 것들을 행하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슬픔은 이 활동능력을 감소시키거나 억제하는 한에 있어서 악이다(정리 41에 의해). 그러므로 우리는 슬픔의 감정에 의하여, 우리가 이성에 의하여 이끌리는 경우에 할 수 있는 어떠한 활동에도 결정될 수 없다. 다음으로, 기쁨은 인간의 활동능력을 방해하는 한에 있어서 악이다(정리 41과 43에 의해). 그러므로 그러한 한에 있어서도 우리는 이성에 의하여 이끌리는 경우에 할 수 없는 어떠한 활동에도 결정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선인 한에 있어서의 기쁨은 이성과 일치한다(왜냐하면 그것은 인간의 활동능력이 증대되거나 촉진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쁨은 인간이 자기와 자기의 활동을 타당하게 파악할 정도로 인간의 활동능력이 증대되지 않는 한에 있어서만 수동이다(제 3부 정리 3과 그것의 주석에 의해). 그러므로 만일 기쁨으로 자극받아 변화된 인간이 자기와 자기의 활동을 타당하게 파악할 정도의 완전성에까지 도달한다면, 그는 지금 수동인 감정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과 똑같은 활동을 할 수 있거니와 한층 많이 할 수 있다. 그런데 모든 감정은 기쁨, 슬픔 또는 욕망에 환원되며 (감정의 정의 4의 해명 참조), 욕망은 (감정의 정의 1에 의해) 활동하려는 노력 자체일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수동적인 감정에 의하여 결정되는 모든 활동에, 그 감정 없이도 오직 이성에 의해서만 이끌릴 수 있다. Q.E.D
또 다른 증명: 어떠한 활동이든 우리가 미움이나 어떤 악한 감정으로 자극받아 변화되어 있음으로 인하여 그것이 생기는 한에 있어서는 악이라고 일컬어진다(정리 45의 계1 참조). 그러나 그 자체만으로 고찰된 어떠한 활동도 선 또는 악이 아니다(우리가 이 부의 서론에서 밝힌 것처럼). 오히려 동일한 활동이 때로는 선이며 때로는 악이다. 그러므로 현재 악인 활동, 즉 어떤 악한 감정에서 생기는 활동과 동일한 활동에, 우리는 (정리 19에 의해) 이성에 의하여 이끌릴 수 있다.
주석: 이는 하나의 예를 듦으로써 한층 명료하게 설명된다. 주먹으로 때리는 행동은, 그것이 물리적으로 고찰되는 한에 있어서, 또한 인간이 팔을 들어 주먹을 쥐고 힘차게 팔을 휘두른다는 것에만 우리가 주의하는 한에 있어서, 인간 신체의 구조에서 생각되는 하나의 덕이다. 그러므로 만일 어떤 사람이 분노나 미움 때문에 흥분하여 주먹을 쥐거나 팔을 휘두르도록 결정된다면, 그러한 것은 (우리가 제2부에서 증명한 것처럼) 동일한 행동이 온갖 사물의 심상과 결합될 수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런고로 우리가 혼란스럽게 파악하는 사물의 심상에 의해서도, 또한 뚜렷하고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의 심상에 위해서도, 우리는 동일한 행동에 결정될 수 있다. 그러므로 만일 인간이 이성(理性)에 의하여 인도될 수 있다면, 수동적인 감정에서 생기는 욕망은 쓸모없다는 것이 명백하다. 이제 우리는 수동적인 감정에서 생기는 욕망이 어찌하여 맹목적이라고 일컬어지는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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